중고차 구매는 항상 긴장되고, ‘완전 무사고’라는 말은 언제나 의심스럽다. 중고차 시장의 정보 불투명성을 파훼하고자 <중고차 숨은 이력 찾기>라는 서비스를 런칭한 헤이딜러가 시네마틱한 광고를 통해 투명을 찾는 집요한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번 캠페인은 헤이딜러만의 영화적인 주제(Theme)를 계승함과 동시에 박찬
욱 감독 영화 특유의 영상미를 더하면서, 7/8월호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에 선정됐다.
베스트 크리에이티브로 선정된 헤이딜러 ‘중고차 숨은 이력 찾기’편의 심사평으로 ‘박찬욱 감독의 연출 자문을 통해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세련된 영상미가 돋보인 크리에이티브’라고 호평했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주관하는 본상은 2023년 5~6월에 집행된 약 4,000여 편의 광고물 중 30편을 선정하여 온라인 투표와 5인
의 편집위원들의 최종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선정작은 예심을 거치지 않고 2023년 대한민국광고대상 본상 후보에 바로 오르는 혜택이 주어진다.
어떤 배경 아래 이번 캠페인이 기획되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올 하반기에 완성차 제조사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예상하여 헤이딜러는 시장 내 브랜드 존재감을 다시 한번 높게 세워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새로운 경쟁사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을 예고한 상황에서 헤이딜러가 돌출도 있게 보여짐과 동시에 시장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또한 중고차량을 구매 할 때도 소비자가 유용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중고차 숨은 이력 찾기> 서비스 런칭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캠페인에 대한 컨셉 및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셨나요?
헤이딜러가 새롭게 런칭한 서비스인 ‘중고차 숨은 이력 찾기’는 차량의 번호만으로 렌터카, 보험, 정비 등 모든 이력을 샅샅이 알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차량의 히스토리를 샅샅이 보여주는 서비스를 통해 불투명한 시장 속에서 투명함을 만들기 위한 헤이딜러의 ‘투명에 대한 집요함’을 이번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방향성이
자 컨셉으로 설정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과거 두 캠페인의 영화적인 주제를 잘 계승하면서 퀄리티와 이슈성을 높이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헤이딜러 캠페인은 서부극과 버디 무비, 홍콩영화 등 각 영화의 장르를 다뤄 왔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하나의 장르로 생각했고, 욕망, 집착, 불안을 무겁지 않고 재치있게 연출해온 박찬욱 감독님에게 오마주에 대한 허락 수준이 아닌, 캠페인에 대한 연출자문을 요청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에게 연출 자문을 요청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감독님께서 헤이딜러라는 브랜드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대기업 과 맞서 싸우면서 존재감을 키워왔던 브랜드 히스토리와 지금까지 브랜드 캠페인을 열심히 진행해왔다는 점을 좋게 봐주셔서 흔쾌히 수락해 주셨습니다.
박찬욱 감독과의 연출 자문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서면과 미팅을 통해 세밀하게 연출 자문을 해주셨습니다. 집착적인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사랑스럽게 빌드 업 했으면 좋을지, 캐릭터가 입을 옷의 질감, 머리카락의 휘날림 등 한 컷 한 컷 꼼꼼하게 의견을 주셨습니다. 세밀하고 꼼꼼한 연출 자문을 바탕으로 이현행 감독이 현장에서 직접 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박찬욱 감독님과의 첫 만남에서 이현행 감독이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기존 광고 촬영과 달랐던 점이 있나요?
이번 캠페인에서 제작 팀원들이나 기획 팀, 이현행 감독 모두 박찬욱 감독님에 대한 팬심이 원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캠페인의 이야기를 발전시키거나 추가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등 모두 열의를 가지고 진행했던 점이 달랐습니다. 한소희 배우도 열의를 가지고 참여했습니다. 헤이딜러 캠페인이 영화 같은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짧은 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 안에서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캐릭터와 대사의 연결성을 고민해야 했거든요. 그런 힘든 조건 속에서도 한소희 배우가 캐릭터에 대한 분석과 장면에 대한 해석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줬던 점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제작에 참여한 모두가 열정적인 마음으로 진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캠페인에서 한소희 배우 못지않게 중요한 캐릭터가 자동차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떻게 캐릭터를 설정하셨나요?
차량의 입장이라면 자동차를 끝까지 추적하는 집착적인 한소희님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캐릭터 구성을 만들었습니다. 집착을 발산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집착을 수렴하는 캐릭터도 있어야 극이 완성된다는 생각으로 자동차를 찾았고, 자동차만 남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자동차를 고르는 과정이 되게 지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정적으로는 자동차를 고르는데 가장 큰 요소를 차지한 건 자동차 위에 누워 매달릴 수 있는 차였습니다.(웃음)
이번 캠페인에서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장면은 무엇인가요?
한소희 배우가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 사진 찍는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사실은 제작팀에서 최초로 콘티를 만들 때 이 컷을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붙인 컷이기 때문입니다. 박찬욱 감독님의 <박쥐>를 보고 있었는데 극 중 ‘태주’라는 인물이 뱀파이어여서 빛을 피하기 위해 차 밑으로 숨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투명한 정보를 위해 차 밑에까지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다면 집착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그 컷을 콘티에 붙였는데, 실제로도 잘 표현되어 기억에 남습니다. 더불어 한소희님이 “이거 다 헤이딜러가 그런거야”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헤이딜러 광고에서 이 모든 상황이 헤이딜러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라고 일러바치듯이 얘기하는 대사가 그 혼란스러운 장면 속에서 헤이딜러만이 할 수 대사이자, 헤이딜러가 가진 ‘혁신’을 스스로 자랑할 수 있는 위트 있는 화법이여서 인상적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