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fference] 남과 다름' - 자유를 향한 비상구
HS Ad 기사입력 2011.04.22 05:42 조회 5077







 
 

 



글 ㅣ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내가 추구하는 것들은 실상 나의 어떤 내밀한 욕망이 맞닿아 있다. 이것을 직시할 수 있다면 남과 다른 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나의 정답과 같은 삶을 찾아 살아가야 한다는 압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다르면 악이요, 튀면 죽음’이라는 말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들을 수 있다.“ 남들과 다르면 좀 두렵잖아요. 비슷하게 살아야죠. 너무 튀면 그렇잖아요. 무난하게 사는 게 좋죠.”

한국에서 살아 본 사람은 안다, 마음 가는 대로, 자기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남들과 다르면, 너무 튀면 두렵잖아요’는 서로 다름에 대한 두려움이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 하나의 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느낀다. 막연한 집단적 압력이자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의무와 규범이 된다.‘ 차이에 대한 두려움’,‘ 남과 다름에 대한 불편함’은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침투해 있다.


'괜찮은 사람'

차이에 대한 두려움, 남과 다름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한국인의 마음은 어느새 우리의 삶에서‘ 정답’을 찾게 만들었다. 우리가 정답처럼 찾는 삶의 모습은 바로 남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는 모습이다.‘ 괜찮은 사람’은 대세에 따르듯이 다른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에 동의하고 따른다.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을 원한다. 물론, 이것을 위해 자신의 삶에서 분명한 목표의식과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은 매일매일 나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에서 정답처럼 생각하는 삶의 이미지이다. 인생에는 성공공식이 있고 그것을 따르기만 하면 인생의 정답이 찾아진다고 믿는 사람이다.

‘괜찮은 사람’은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풍요와 재미를 고등학교 때 은사님 한 분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추구한다. 풍요의 삶을 중요시 하는 것은 현재 배고픔에 있기때문만은 아니다. 현재의 상태가 혹시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재미있는 삶을 추구하며 성공을 바란다.

하지만 성공 자체가 이들 삶의 절대적 동인은 아니다. 소소한 만족을 느끼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개인주의에 더 가깝다. 그럴 듯한 회사에서 나름 경력을 쌓고 현재보다 더 높은 위치로 나아가려 한다. 직장·가정·사회·나 자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쉽게 동조한다. 개인의 삶, 풍요로운 삶, 그리고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하는 표준 한국인의 모습이자, 우리 사회의 성공 매뉴얼이다. 

‘괜찮은 사람’이 되려는 한국인은‘ 잘난 사람’과 분명한 차이를 느낀다.‘ 잘난 사람’은 남들에 비해 우월한 사람이다. 이들은 풍족하게 잘 먹고 잘 살 뿐 아니라, 남에게 번듯하고 본때 있게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돈이 있고 집안 배경이 좋을 뿐 아니라, 심지어 보수적인 사고방식과 구시대적 인물이라는 평을 듣는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지 않으며 정치나 경영에 관심이 많다. 돈은 곧 권력이며, 또 돈을 유지하기 위해 권력을 좇는다. 돈이나 권세에서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도 무심결에 드러낸다.
 



'잘난 사람'

‘잘난 사람’들의 인간관계는 그 자체로 특성이 있다. 서로 소통하고 교감을 나누기보다는‘ 내가 뭘 해줬고 어떻게 해줬는데 지금 왜 그런지 이해가 안 된다”는 식이다.‘ 잘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보다 외부의 시선에 더욱 민감하다. 그렇기에 외부의 기준에 맞추고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행동을 조율한다. 세계 최고냐, 몇 번째냐 등의 평가를 중요시한다. 이런 자신의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이상적이고 규범적인 이야기만을 한다.

때로 이런 사람들의 자기 이야기는 핵심을 파악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남의 빤하고 멋진 이야기를 마치 자기 이야기처럼 하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대다수의 한국인이 추구하고 싶은 자신의 이미지는 ‘잘난 사람’이다. 집단 안에서 자신의 상대적 우월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고, 또 누리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 차이’란 있는 그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어떻게 나타나고 보여지는가의 문제이다. 신경 거슬리고 불편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차이와 다름을 두려워한다. 아니, 속마음은‘ 잘난 사람’처럼 보이기를 원하지만 겉으로‘ 괜찮은 사람’의 가면을 써야 하기에 차이가 두드러지면 안 된다고 믿는다.‘ 남과 다른 자신을 인정받고 싶지만 남과 다르지 말아야 한다’는 한국인의 역설적 심리이다.


'영웅이 만드는 정답'

‘차이’와‘ 다름’에 대한 불편함의 심리가 가장 역설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바로 우리가 성공사례를 접할 때이다. 어떤 성공사례가 나에게도 유사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쉽게 믿으려 한다. 또 성공사례의 교훈이나 성공 방정식을 자신에게 적용하려 한다. 그와 유사한 성공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상상하는 영웅의 성공사례는 우리에게 약간의 위안과 희망을 주지만, 영웅이 결코 나의 삶을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영웅과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욕구, 성공에 대한 욕망은 우리 사회에서 더욱 더‘ 차이’와 '다름’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일으킨다. 소소한 영웅이 등장하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이상적인 하나의 어떤 삶의 방식이나 영웅의 모습만이 정답이라 믿으려 한다. 그렇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불안감까지 가진다. 스스로 찾는 자신의 삶은 정답이 아니며, 영웅과 같은 인물이 만드는 정답의 삶을 좇으려 한다.‘ 차이’와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는 우리가 겪는 불행이다.
 

 

'차이가 주는 자유'

나의 삶은 다양한 삶의 모습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내가 추구하는 것들은 실상 나의 어떤 내밀한 욕망이 맞닿아 있다. 이것을 직시할 수 있다면 남과 다른 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나의 정답과 같은 삶을 찾아 살아가야 한다는 압박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나와는 다른 삶이 존재할 뿐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삶조차도 다른 사람이 찾는 삶의 이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이러하게 살아야 한다’는 당위에서 우리 모두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틀로 정해져 있지 않은, 하나의 정답만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압력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삶에 있어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정답도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방대한 양의 지식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확신을 높여줄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주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삶은 옳고 그름의 판단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자 선택하고 또 각자의 가치에 따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차이’와‘ 다름’은 우리가 즐겁게 만들고 선택하는 다양함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행복한 삶, 즐거운 삶을 찾고 만들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다름’과 ‘차이’를 수용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
 

HS애드 ·  HS Ad ·  다름 ·  자유 ·  압박 ·  괜찮은 사람 ·  사회 ·  심리학 ·  잘난사람 ·  영웅 ·  차이 ·  한국인 ·  사회적지위 ·  권력 ·  성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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