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케미’… 한번도 만난 적 없는 것들을 만나게 하라
오리콤 기사입력 2021.09.08 12:00 조회 4261
 장녀-장남 커플은 상극이란다. 오랫동안 부부문제를 다룬 어느 전문가의 말이다. 이유는 첫째들은
 
보통 자기가 나서서 어떤 상황이나 사람들을 컨트롤 하는 게 몸에 배어 있어서 직접 그걸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데, 그게 여의치 않을 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서로 부딪힐 일이 많아서란다. 다행히(?) 막내와 결혼한 장녀로서, 크게 부딪히지 않고 잘 살고 있으니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러고보니 함께 일하는 기획팀 동료 중에 매번 일할 때마다 격하게 부딪히는 친구가 있다. (물어보니 장남이다.) 부서는 물론 성별, 성격, 혈액형, 전공학과까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한마디로, 미친 듯이 싸운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선은 지킨다. 그런데 이상한 건 미친 듯이 싸우는데 싸운 만큼 결과가 좋다. 자연스럽게, 함께 도모하는 프로젝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칠 일이다. 이제는 뭐, 싸우는 데도 이골이 나서 부딪힐 것 같으면 서로 슬며시 자리를 피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광고회사에서 제작팀과 기획팀은 흔히 견원지간으로 불린다. 개와 원숭이만큼 사이가 나쁘다는 뜻이다. 클라이언트인 광고주를 영입, 관리하고 전략적 방향성을 수립하는 기획팀과 그들이 제시한 방향성을 토대로 아이디어에서 아웃풋까지 크리에이티브를 개발하고 구현하는 제작팀. 하지만 서로 하는 일도, 입장 차이도 크다 보니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대고 밥 먹듯이 싸우는 게 일…이었다. 다 열정 가득했던 옛날 이야기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둘이 사이가 좋으면 좋은 광고가 안 나온다. 전적으로 내 생각이다.
 
 
소위 ‘케미’가 좋은 사람들이 있다. 영어 단어 ‘케미스트리(Chemistry)’의 약자인 ‘케미’를 국어사전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조화나 주고받는 호흡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하지만 흔히들, 드라마나 영화, 예능에서 주인공들이 실제로도 잘 어울릴 때 사용한다. 수 년 동안 함께 드라마를 시즌 별로 만들고 있는 피디와 작가, 유라인, 강라인이라 부르며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시청률까지 챙기는 예능인 멤버들, 그런가 하면 어떤 감독의 작품에는 히로인으로 꼭 어떤 배우가 등장한다거나 하는 경우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는 배우 김희애 씨가 자주 출연한다.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에는 배우 배종옥 씨나 고두심 선생님이 나오신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믿고 보는 조합이다.)
 
 
당연히, 작품에서 좋은 케미를 보여준 배우들은 광고 캐스팅 1순위다. 광고 촬영장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거나 친구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긴 하지만, 생전 처음 만나 광고 대사를 치고 연기를 하는 일은 카메라 앞에 선 그들이나 모니터 앞의 우리들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어색함이나 불편함은 쉽게 들통이 난다. 그런 의미에서, 흑백영화를 연상케 하는 거친 필름 질감의 모노톤에
 
익숙하지만 의외인 두 사람이 시선을 강탈하는 이 광고는 어떤가. 70대의 매력적인 여배우와 30대의 잘 생긴 남자배우가 마치 연인처럼 대사를 주고받는다. 광고의 줄거리 격인 스토리보드를 받아 들고 한 사람은 “미쳤나봐 얘네”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나머지 한 사람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한다. 무슨 광고일까? 극에 달한 기대감과 함께 티저 광고의 바통을 이어받은 본편에서는 새로 나온 카드와 그 엄청난 혜택이 마침내 본색을 드러낸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카드는 쓸 때마다 포인트(리)를 그렇게 준단다. Pay 전용 카드의 탄생과 그 어마무시한 포인트 혜택을 어떻게 하면 단박에, 극적으로 전달할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KB Pay 챌린지카드 광고다.
 


카드와 페이의 ‘미친 케미’를 의인화함으로써 혜택을 극적으로 전달한 KB국민카드 ‘KB Pay 챌린지카드’ 광고의 한 장면.
 
 
화가 마르셀 뒤샹은 “당신이 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자신이 가장 생각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라”고 했다. 스티브잡스의 천재성이 디자인이나 비전이 아닌, 기존 제품을 개량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편집 능력에 있다고 주장한 두 사람이 있는데, 말콤 글래드웰 그리고 김정운 교수다. 그는 저서 ‘에디톨로지(Editology)’에서 ‘창조는 편집이다’라고 했다. 어디선가 본 것을 다시 떠올리는 것이 ‘생각’이라면,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보는 데서부터 ‘창의적 사고’는 시작된다는 말에 깊이 동의한다. 매사 관점의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생각을 다시 생각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새롭고 기발한’ 그 무엇은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낯설게, 그래서 새롭게…한번도 만난 적 없는 것들을 만나게 하자. ‘미(美)친 케미’가 솟아날 것이다.
 
 
[김미경 오리콤 IMC Creative 2HQ 제작본부장(ECD)]
 
 
▶ 광고 참조
  - 티저 URL : https://youtu.be/impzZqajEM0
  - 박서준 편 URL : https://youtu.be/6l2ncKdhAe0
  - 윤여정 편 URL : https://youtu.be/9uXd_rLHgHM
 
#오리콤 #KB Pay #챌린지카드 #광고 #박서준 #윤여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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