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ㅣ 김희영 (한국 코카콜라 마케팅 이사)
슈퍼스타K(일명 슈스케) 시즌2 방송을 지켜본 사람들은 7월 첫방송에서 가수 이하늘이 심사위원 테이블에 놓인 코카-콜라 제로 브랜딩 글래스를 들이키던 장면과, 김성주 아나운서의 ”60초 후에 뵙겠습니다” 라는 멘트 후에 어김없이 코카-콜라 제로 광고의 아무로나미에를 보면서 슈스케와 코카-콜라 제로를 함께 떠올리게 되었을 것이다.
2010년 코카-콜라 제로 브랜드 캠페인은 3월 1차 예선을 시작으로, 4월 중순 대전에서부터 진행된 2,3차 지역예선을 거쳐, 7월 중순 본방, 8월 중순 서울 슈퍼위크, 9월 중순 Top 11 서바이벌 생방송, 10월 중순 마지막 방송과 12월 슈스케2 끝나지 않은 이야기까지 방송 스케쥴에 발맞춰 10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Process 1. 시뮬레이션 value. risk 리스트 작성 그리고 협상
슈스케는 시즌 1부터 눈여겨 보던 프로그램이었지만 “희망을 노래하라!”라는 시즌2의 아름다운 슬로건은 코카-콜라 제로가 가진 “Great taste, Zero Sugar”라는 브랜드 속성과 잘 어울렸다. 물론 “마음은 와일드하게, 몸은 멋지게”라는 캠페인 메시지 역시 단 한 명의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열정을 다하는 참가자들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너무나 퍼펙트한 컨셉이었다.
프로그램 스폰서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과 브랜드간의 적합성은 기본이고, 양자가 win-win 할 수 있는 포맷과 환경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폰서쉽을 진행하는 담당자간의 충분한 공감 및 commitment가 전제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엠넷과의 미팅 이후 시즌2의 성공에 대한 나의 생각은 점차 확신으로 변해갔다.
최종 결정에 앞서 슈스케 시즌1 및 기존 프로그램들에 대한 디테일한 결과 분석 및 시뮬레이션에 들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스폰서쉽을 통해 창출해 낼 수 있는 value 및 기회들에 대한 리스트가 만들어졌다. 이는 브랜드팀은 물론 미디어팀, 온라인팀, 액티베이션팀, PR팀 등 IMC관련 팀과의 협의를 통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발전되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목적에 기반한 KPI 세팅 이후 엠넷과의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케이블 한 개 채널에서 획득할 수 있는 reach 한계가 가장 큰 이슈였다. 이 부분에 대한 엠넷의 대안 및 추가 지원을 협의한 이후 스폰서쉽 진행이 최종 확정되었다.
이후에는 코앞으로 다가온 지역예선 촬영, 예고 스팟, 온라인 웹사이트에 필요한 각종 Key 비주얼 개발은 물론, 오디션 현장 샘플링, 슈퍼위크 및 생방송 미션 아이디어 개발, 스텝진을 위한 음료 지원 등 전방위적인 실무 작업들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심사위원용 코카-콜라 브랜딩 컵, 자이언트 배너, Filler 및 결합 광고, 코카-콜라 제로 TVC 제작 미션 등 · · · .
총 48만명이 모인 지역예선, 긴장감 넘치던 슈퍼위크 및 생방송 현장에서의 제품 샘플링은 타겟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병이나 캔을 마이크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긴장으로 인한 갈증이나 답답함을 시원한 코카-콜라 제로를 마시면서 풀었다. 이런 모습들은 자연스럽게 방송 프로그램 및 SNS 등을 통해 노출되고 이야기가 되었다.
Process 2. Plan 개발 그리고 contingency plan 마련
프로그램과 잘 결합된 Filler 광고는 15초 광고와는 다른 형식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소비자의 관심을 좀더 쉽게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할만하다. 프로그램 시작 전 에티켓 광고나 방송되지 않은 음용. 브랜딩 장면들을 모은 Filler 광고는 또 다른 브랜디드 컨텐츠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매우 효과적이었다.
시너지 창출을 위해 IMC관련 팀들이 모여 슈스케를 연계하는 플랜들을 개발했다. 온라인팀에서는 인터넷투표가 TOP11 생방송 심사기준인 만큼 ‘슈퍼스타K의 조건’에 대한 네티즌과 뮤지션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은 인터뷰 동영상 및 댓글 이벤트를 진행했다. 브랜드 연계를 위해 ‘Great OOO, Zero OOO” 이라는 포맷을 활용했고, 성사되진 않았지만 효과 극대화를 위해 스폰서 기업 중 하나였던 인터넷 포탈 서비스와의 제휴 방안도 적극 타진했다.
프로그램 내 PPL의 경우, 제품특성상 단순 브랜드 노출보다는 음용 장면이나 캠페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브랜디드 컨텐츠에 대한 니즈가 많았는데, 제작팀과 합의가 원활하지만은 않았다 매회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는 인기 프로그램인 만큼 기대 이상의 관심과 감시의 눈길이 공존할 수밖에 없었고, 매주 단위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제작 환경 속에서 여러 스폰서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많은 제한이 있었다. 단순 노출 이상의 특정한 포맷의 브랜디드 컨텐츠에 대한 니즈가 있다면 프로그램 기획 초기단계부터 사전협의를 통해 충분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사전 협의된 사항이라도 여러 가지 이유들로 번복이 잦은 방송 현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Contingency 플랜을 마련해 두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겠다.
다행히 초기부터 협의된 사항 중 하나였던 코카-콜라 제로 TVC 촬영 미션 아이디어는 최종 결승전에서 TOP2의 마지막 소미션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미션 결과물에 대한 활용에 대해 적극 고려하긴 했으나 짧고 촉박한 촬영 일정, 저작권 등의 문제로 인해 아무로나미에 후속 광고로 바로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지막 방송 다음 날부터 회사 웹마스터 메일 박스에는 마지막 소미션에서 우승한 존 박의 코카-콜라 제로 TVC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과 요청이 쏟아졌다. 결국 TOP2의 광고 제작물은 약간의 보완 과정을 거쳐 슈스케의 열풍이 지속된 연말까지 인터넷, 케이블TV를 통해 방영하였고, 이는 기사, 블로그 및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브랜드에 대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코카-콜라 제로를 비롯해 슈스케 시즌2에 참여한 기업, 브랜드들은 프로그램과 Top 11의 인기에 힘입어 화제거리가 되었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브랜디드 컨텐츠를 만들어냈다. 이는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퍼져나갔다. 그 중에서도 “60초 후에 뵙겠습니다” 멘트 이후 집행된 코카-콜라 제로 광고와 문자투표 종료를 알리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던 ‘제로’ 로고는 대표적인 이슈거리였다.
광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측면에서도 9월 중순 이후 중CM의 타겟 rating은 지상파보다도 높은 수치인 12%를 기록했고, 마지막 방송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성과를 보였다. 가장 우려했던 타겟 Reach에서도 전례에 없던 수치를 기록했다.
방송이 끝난 이후 진행한 소비자조사에서도 슈스케 프로그램 스폰서쉽에 대한 인지도는 물론 트렌드에 대한 호감도, 구매 의향 등의 인덱스가 매우 긍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Advice 인기 프로그램보다 브랜드 적합성 고려
모든 마케팅 프로그램에 해당될 수 있지만, 특히나 프로그램 스폰서쉽은 성공 여부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아 상당한 risk taking을 감수해야 한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용 대비 효과를 본다면, 프로그램 성공이 전제일 경우 일반적인 광고 제작, 집행에 드는 비용 등과 비교해 효과적일 수 있다. 물론 브랜드가 처한 상황 및 캠페인 목적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프로그램 스폰서쉽을 고려하고 있다면, 최고 인기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자신의 브랜드와의 적합성, 캠페인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포맷인지, win-win 모델에 대한 제작진의 의지는 충분한지 다양한 사전조사 및 분석을 거친 다음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최소한 광고 이외 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소재는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분명한 목적과 KPI는 필요하다.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 호감도 향상을 위한 것인지, Trial이나 매출을 높이지 위한 것인지,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적합한 프로그램과 적합한 스폰서쉽 형태가 결정되어야 한다. 시너지를 내기 위한 IMC적인 접근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빅 아이디어화 및 내부 관련 팀들의 합의 역시 이끌어내야 한다.
진행과정상에서 좀더 원할한 커뮤니케이션 및 효과적인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전담 인력이 있는 것이 좋다. 스폰서쉽을 진행하면서 가장 황당한 경우 중 하나는 타사 제품이나 브랜드가 여과 없이 노출되는 경우다. 슈스케처럼 출연자가 다수일 경우 이런 부분에 대한 사전 컨트롤이 쉽지 않다. 결국 편집단계에서 모니터링을 통해 필터링이나 모자이크 처리 작업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또한 급박하게 움직이는 방송 특성상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방송 이전에 사전 모니터링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거리를 지속적으로 던져줄 수 있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스폰서쉽도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으로 보다 다양한 형태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2011년 종편 채널 등 한층 다각화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보다 활발한 프로그램 스폰서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