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4년 프랑스 깐느, 마제스틱 호텔 뒷골목에 위치한 작은 베트남 레스토랑에서 지미 램과 비닛 수라퐁차이가 만났다. 지미는 이 해, 깐느 광고제에서 TV라이온스 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비닛을 처음 만났다. 이 둘은 며칠 뒤, 행사장이 아닌 레스토랑에서 김이 모락모락나는 뜨거운 쇠고기 국수를 먹으며 깐느 광고제에 대한 부러움을 토로했다. 아시아 지역의 광고인들만을 위한 광고 축제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나눴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꿈으로만 그치지 않았다. 1998년 그들의 바람을 담은 제1회 아시아광고제‘ADFEST’가 실현됐기 때문이다. 글 | 정현영 기자

비닛 수라퐁차이(Vinit Surapongchai) ADFEST 집행위원장과 지난 3월 19일 2박3일에 걸쳐 진행된 제12회ADFEST를 무사히 치러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참가자는 물론이고 출품작마저 약 40%가 줄어든 숫자를 기록해 국제광고제에 대한 관심마저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어느 해보다 힘든 광고제를 치뤄내야 했던 지미 램 대회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ADFEST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퀄리티는 유지하되 겉치레는 생략 “마케팅, 광고, 제작 산업 등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ADFEST에 참석하는 비용마저 매우 빠듯하거나 줄거나 혹은 없어졌으니까. 각 부문별 출품작이 약 35%가 줄었고, 유료 참관단 역시 전년도에 비해 약 50%가 줄었다. 재정적으로 연간 행사를 비영리로 추진하고 있는 ADFEST로서는 매우 나쁜 상항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사실상 지난해부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해서ADFEST의 퀄리티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비용 절감을 해 왔다.”
확실히 올해 ADFEST는 홍보 포스터나 배너 광고 등 겉치레를 없애 간소한 행사라고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그는 이번 광고제를 상기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행사가 끝나고 ADFEST를 참석했던 각국의 대표단으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수의 편지를 받았다. 이제껏 참석했던 ADFEST 중에서 올해가 가장 즐거웠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피드백은 ADFEST를 정말 힘들게 준비해 왔던 우리들에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다.”
올해는 특히 줄어든 출품작 수로 인해 크리에이티브의 퀄리티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도 많았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램 대회장은“전반적인 퀄리티는 향상되지 않았지만 각 부문별 카테고리에서 최고로 손꼽힌 작품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보였고 최고로 손꼽힌 작품들은 다른 국제광고제의 우승작들과 실력을 경쟁할 정도로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를 자랑한다”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대회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이미 다른 국제 광고제에서도 수상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는 아시아지역 광고제로 출발한 ADFEST의 그간의 행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
Made in ASIA, Creative in ASIA
ADFEST는 지난 10여 년간을 지역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발전을 위해 혁신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ADFEST에서 수상한 작품들 중 상당수가 국제 광고제에서도 최고의 수작으로 박수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고 아시아지역의 많은 광고인들이 ADFE
ST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커리어를 쌓는 기회를 영광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올해 ADFEST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Made in ASIA’를 슬로건으로 결정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질 정도다. 이 슬로건은 M&C Saatchi 시드니의 벤 웰시(Ben Welsh)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개발한 것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고유의 글로벌 광고 축제인‘ADFEST’의 상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즉,‘ Made in ASIA’광고가 이제 세계 광고의 크리에이티브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열망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어떤 나라가 지배적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확실히 몇몇 나라에서 훌륭한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이고 있고 앞으로의 가능성도 눈여겨볼만 할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전통적으로 Cyber 부문이나 360, INNOVA에서 지배적인 우세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번 ADFEST에서는 특히 중국의 크리에이티브가 부각됐다. 중국의 경우, 어느 한 부분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부문에서 중복 수상의 영광을 받을 만큼 수준 높은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여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중국은 많은 양의 광고를 쏟아낼 정도로 광고 시장이 성장했으며, 더불어 성숙되어 가고 있다. 그러한 거대 광고 시장은 종종 뛰어난 퀄리티의 광고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아시아지역의 광고는 대개 미국이나 유럽 등과 비교해 각 나라별로 독특한 문화와 민족 특유의 정신을 지니고 있어 훨씬 역동적이면 컬러풀하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유독 국제광고제에서 상복이 없다. 올해 한국은 2개의 은상을 차지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체 환경이 다르고 한국식 크리에이티브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저조한 수상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애써 달래 왔었다.
하지만 요 몇 년 사이에 광고 환경이 급변했다. 국내 광고대행사들이글로벌그룹과손을잡기도했고, 국내기업의글로벌 브랜드로 인해 해외로 진출하는 대행사들도 증가했다. 또 매체환경도 변했다. 인터넷 광고 시장이 활발해졌으며, 뉴미디어 등장으로 인터랙티브 광고에도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의 크리에이티브는 여전히빛을 보기 힘들다.
“한국의 TV광고들은 모두 정말 잘 만들어졌고 한국의 인터랙티브 광고물들 역시 높은 수준의 기술적 이해를 보여 주고 있다. 내 생각에는 강력한 소비자 인사이트에서 파생된 고유의 혹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탄탄한 이야기를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물론 심사위원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신설된 Academy에 대한 아쉬움
ADFEST는 단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고의 크리에이티브한 작품을 축하해주기 위한 시상식이 아니라 지역의 훌륭한 다양한 문화적 배경으로부터 만들어진 경험을 서로 교환하고 뭔가를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올해 역시 ADFEST는 30세 이하의 젊은 광고인들을 위해 ADFEST Academy를 개설했다. 하지만 램 회장은 Academy를 비롯해 운영상의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경제상황이 나빠, 전년도에 비해 작아진 규모로 ADFEST가 치러졌다. 그러나 3일간 ADFEST의 프로그램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는 훌륭한 연사들이 성공적으로 확보됐고 호응도도 높았다. 그러나 Academy의 경우 참가자들의 수가 적어 실망스러웠고 2008년도에 시작한 Production Comer의 경우, 아시아 지역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서의 온 제작 전문가들을 보여주고자 했던 본연의 목적이 무색하리만치 제작사의 참여도가 낮아 개설한 가치가 떨어져 실망스러웠다.”
그는 또 아시아 지역의 젊은 광고인들의 재능을 소중히 하고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Academy를 개설했지만 “30세 이하의 나이 제한을 3년 이하의 경력 제한으로 바꿨어야 했다”는 후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유인즉슨 태국의 경우, 빠르면 20살에도 광고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그들 중 몇몇은 거의 10년 가까이 광고계에서 일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들의 경우 더 이상 젊은 광고인들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미 램 대회장은 아시아를 위해 그리고 아시아에 의해 만들어진 연간 행사인 만큼 아시아 지역의 젊은 광고인들이 크리에이티브를 향상시키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ADFEST의 미래이자 자신의 비전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ADFEST와 함께 아시아 광고 산업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비닛 수라퐁차이(Vinit Surapongchai) ADFEST 집행위원장과 지난 3월 19일 2박3일에 걸쳐 진행된 제12회ADFEST를 무사히 치러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참가자는 물론이고 출품작마저 약 40%가 줄어든 숫자를 기록해 국제광고제에 대한 관심마저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어느 해보다 힘든 광고제를 치뤄내야 했던 지미 램 대회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ADFEST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퀄리티는 유지하되 겉치레는 생략 “마케팅, 광고, 제작 산업 등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ADFEST에 참석하는 비용마저 매우 빠듯하거나 줄거나 혹은 없어졌으니까. 각 부문별 출품작이 약 35%가 줄었고, 유료 참관단 역시 전년도에 비해 약 50%가 줄었다. 재정적으로 연간 행사를 비영리로 추진하고 있는 ADFEST로서는 매우 나쁜 상항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사실상 지난해부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해서ADFEST의 퀄리티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비용 절감을 해 왔다.”
확실히 올해 ADFEST는 홍보 포스터나 배너 광고 등 겉치레를 없애 간소한 행사라고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그는 이번 광고제를 상기하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행사가 끝나고 ADFEST를 참석했던 각국의 대표단으로부터 엄청나게 많은 수의 편지를 받았다. 이제껏 참석했던 ADFEST 중에서 올해가 가장 즐거웠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피드백은 ADFEST를 정말 힘들게 준비해 왔던 우리들에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다.”
올해는 특히 줄어든 출품작 수로 인해 크리에이티브의 퀄리티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도 많았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램 대회장은“전반적인 퀄리티는 향상되지 않았지만 각 부문별 카테고리에서 최고로 손꼽힌 작품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보였고 최고로 손꼽힌 작품들은 다른 국제광고제의 우승작들과 실력을 경쟁할 정도로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를 자랑한다”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대회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이미 다른 국제 광고제에서도 수상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는 아시아지역 광고제로 출발한 ADFEST의 그간의 행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
Made in ASIA, Creative in ASIA

ST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커리어를 쌓는 기회를 영광스럽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올해 ADFEST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Made in ASIA’를 슬로건으로 결정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질 정도다. 이 슬로건은 M&C Saatchi 시드니의 벤 웰시(Ben Welsh)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개발한 것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고유의 글로벌 광고 축제인‘ADFEST’의 상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즉,‘ Made in ASIA’광고가 이제 세계 광고의 크리에이티브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열망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어떤 나라가 지배적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확실히 몇몇 나라에서 훌륭한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이고 있고 앞으로의 가능성도 눈여겨볼만 할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전통적으로 Cyber 부문이나 360, INNOVA에서 지배적인 우세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번 ADFEST에서는 특히 중국의 크리에이티브가 부각됐다. 중국의 경우, 어느 한 부분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부문에서 중복 수상의 영광을 받을 만큼 수준 높은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여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중국은 많은 양의 광고를 쏟아낼 정도로 광고 시장이 성장했으며, 더불어 성숙되어 가고 있다. 그러한 거대 광고 시장은 종종 뛰어난 퀄리티의 광고를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아시아지역의 광고는 대개 미국이나 유럽 등과 비교해 각 나라별로 독특한 문화와 민족 특유의 정신을 지니고 있어 훨씬 역동적이면 컬러풀하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유독 국제광고제에서 상복이 없다. 올해 한국은 2개의 은상을 차지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체 환경이 다르고 한국식 크리에이티브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저조한 수상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애써 달래 왔었다.
하지만 요 몇 년 사이에 광고 환경이 급변했다. 국내 광고대행사들이글로벌그룹과손을잡기도했고, 국내기업의글로벌 브랜드로 인해 해외로 진출하는 대행사들도 증가했다. 또 매체환경도 변했다. 인터넷 광고 시장이 활발해졌으며, 뉴미디어 등장으로 인터랙티브 광고에도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의 크리에이티브는 여전히빛을 보기 힘들다.
“한국의 TV광고들은 모두 정말 잘 만들어졌고 한국의 인터랙티브 광고물들 역시 높은 수준의 기술적 이해를 보여 주고 있다. 내 생각에는 강력한 소비자 인사이트에서 파생된 고유의 혹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탄탄한 이야기를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물론 심사위원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신설된 Academy에 대한 아쉬움
ADFEST는 단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고의 크리에이티브한 작품을 축하해주기 위한 시상식이 아니라 지역의 훌륭한 다양한 문화적 배경으로부터 만들어진 경험을 서로 교환하고 뭔가를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올해 역시 ADFEST는 30세 이하의 젊은 광고인들을 위해 ADFEST Academy를 개설했다. 하지만 램 회장은 Academy를 비롯해 운영상의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경제상황이 나빠, 전년도에 비해 작아진 규모로 ADFEST가 치러졌다. 그러나 3일간 ADFEST의 프로그램을 무사히 진행할 수 있는 훌륭한 연사들이 성공적으로 확보됐고 호응도도 높았다. 그러나 Academy의 경우 참가자들의 수가 적어 실망스러웠고 2008년도에 시작한 Production Comer의 경우, 아시아 지역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에서의 온 제작 전문가들을 보여주고자 했던 본연의 목적이 무색하리만치 제작사의 참여도가 낮아 개설한 가치가 떨어져 실망스러웠다.”
그는 또 아시아 지역의 젊은 광고인들의 재능을 소중히 하고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Academy를 개설했지만 “30세 이하의 나이 제한을 3년 이하의 경력 제한으로 바꿨어야 했다”는 후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유인즉슨 태국의 경우, 빠르면 20살에도 광고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그들 중 몇몇은 거의 10년 가까이 광고계에서 일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들의 경우 더 이상 젊은 광고인들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미 램 대회장은 아시아를 위해 그리고 아시아에 의해 만들어진 연간 행사인 만큼 아시아 지역의 젊은 광고인들이 크리에이티브를 향상시키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ADFEST의 미래이자 자신의 비전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ADFEST와 함께 아시아 광고 산업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