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의 마지막 비상구, 네오미
열일곱은 아련한 첫사랑 같은 나이이다. 세파에 찌들어 무덤덤해진 자신을 발견할 때 작은 일에도 바이올린 줄처럼 예민하게 반응하던 열일곱의 감성을 떠올리며 그리움에 젖곤 한다. 그러나 지금 열일곱 해를 살고 있는 소녀들에게 그 나이는 벗어나고픈 답답한 시기일 뿐이다. 예쁘게 포장된 기억만 떠올리는 어른들과 달리 그들에게 열일곱 나이는 치열하게 부딪혀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온갖 규범과 제약에 자신의 꿈과 자유를 구속당해야 하는 그들은 현실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현대전자 네오미의 새로운 TV-CM은 이 같은 열일곱 소녀들의 고민과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광고는 억압받는 현실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욕구와 세상에 다가가고 싶은 욕구로 갈등하는 한 소녀의 내면을 따라간다.
멍하니 웅크리고 앉아 휴대폰 줄을 흔들고 있는 소녀의 공허한 눈빛. 블루톤의 화면과 주위를 둘러싼 유리블록, 소녀의 얼굴에 일렁이는 물그림자가 빚어내는 차가움은 그녀의 세상에 대한 태도이다. ''열일곱개의 문을 잠궈 나를 가둔다''는 카피처럼 소녀는 자신을 이해 못하는 사회와 어른들에 대해 벽을 쌓고 자신만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둬 버린다.
이 광고에서 ''17개의 문''은 네오미의 키패드 숫자를 상징하는 동시에 고민의 갈등의 주체이며 이 제품의 메인타깃인 17세를 의미한다고 한다. 실제로 네오미 키패드는 모두 18개지만 외부로의 연결 버튼인 ''send''를 별개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17''이라는 숫자가 주는 이미지(나누어지지 않는 소수라는 점이 이 TV-CM의 고민과 갈등의 이미지와 상통함)를 광고와 연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17개의 문''을 만들었다.
그러나 고립감으로 인해 고독이 감미로움이 아닌 두려움이 될 때 소녀는 다시 세상과 접속하려 한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 혹은 코드가 통하는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
''I don''t wanna be alone''이라는 배경음악의 가사처럼 소녀는 외로움을 원하지 않는다. 그 순간 소녀의 손에서 의미없이 흔들리던 휴대폰 네오미는 세상과 통하는 마지막 비상구가 된다. 네오미 광고는 10대들이 휴대폰에 집착하는 이유는 겉멋이나 과시욕 때문이 아니라 세상과 접속할 마지막 비상구를 찾기 위한 몸짓임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차가운 블루톤의 화면, 닫힌 듯 하면서 열려있는 세트의 묘한 분위기, 그리고 몽환적 분위기의 배경음악(The Lucy Nation의 ''Alright'')이 광고의 메시지와 딱 맞아 떨어져 한편의 영화같은 느낌을 던져준다.
겉으로만 젊은 감각을 외치는 요즘 광고들과 달리, 네오미의 새로운 TV-CM은 젊은이들의 고민을 그들의 언어로 풀어낸 진짜 열일곱 감성의 광고라 하겠다.
자료제공: 금강기획 홍보팀 이상경 ☎02-513-1896/18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