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옥외광고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시작한 건 불과 20년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은 광고업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많은 해외기업들이 중국에 투자를 하면서 자사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 및 옥외광고를 설치하고 있다. 향후 중국의 옥외광고시장 규모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중앙정부 및 각 시 정부는 옥외광고 산업을 규제하기 보다는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인식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글 _ 이지행 해외통신원 (중국 남개대학교 주은래정부관리학원 박사연구생)
1. 서론
현재 중국에서 옥외광고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어 정의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옥외광고는 옥외에 표출되어 대중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광고를 지칭하며, 상시 또는 일정기간 공중에게 표시되어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간판, 입간판, 현수막, 벽보, 전단 등 이와 유사한 것을 나타낸다. 또한 광의의 개념에서 “가정 이외의 오프라인 상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일정기간 소비자에게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매체”로 옥외광고, 교통광고, 스포츠광고, 특수광고, 기타광고 등을 포함한다고 정의한다.
중국은 해당법령을 통해 옥외광고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광동성(?東省) 옥외광고 관리규정 제2조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본 규정에서는 옥외광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옥외장소, 공간, 시설 등에서 발포되는 광고를 말하며, 건축물, 구조물 장소 등의 시설에 이용되는 옥외 공간 발포광고의 네온사인, 간판, 전자디스플레이, 조명간판, 실물형상(이미지) 등의 시설을 말한다.”
선전시(深?市) 옥외광고 관리조치 제3조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용되고 있는 옥외장소, 공간과 대합실, 신문 및 잡지 가판점, 전화박스, 공사현장에 둘러싸인 공공장소, 본인 혹은 타인의 모든 건축물, 구조물 및 공공교통의 차량, 차실 등 옥외시설, 전시간판, 조명간판, 네온사인, 발광글자체, 전자디스플레이 스크린, 벽보, 고무풍선기구, 실물조형 및 간판 등의 형식으로 발포되는 상업성 혹은 공익성을 포함한 광고를 말한다.”
베이징시(北京市) 옥외광고 설치관리 조치 제2조는 이렇게 설명한다. “옥외광고는도시의 도로, 국도, 철로의 양방향, 도시철도교통설로의 지면부분, 강, 호수 관리범위와 광장, 건축물, 구조물, 네온간판, 네온사인, 전자 디스플레이 시설, 전시판 등 운반형식 혹은 교통수단에 설치되는 상업광고를 말한다.
중국에서 사용되는 옥외광고의 개념 및 정의 역시 주거지역을 벗어난 야외 지역에설치되는 광고를 가리키며 동시에 상업성 광고를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옥외광고는 발전과정에서 우리와 다른 여러 가지 특징이 있으며 이는 중국정부의 정책방향 및 경제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경험적 사실에 근거하여 1949년 10월 1일 탄생한 신 중국을 기점으로 개혁개방 전, 후 현재까지 중국옥외광고 정책의 변천과정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통해 향 후 중국의 옥외광고 정책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2. 중국 옥외광고의 시대별 변천과정
1) 제1기(1949~1978년)
1949년 신 중국 탄생 이후 중국정부는 공산당 홍보와 선전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였다. 당시 신문, 벽보, 현수막을 통해 공산당 집권의 당위성, 및 국가의 정책을 사람들에게 홍보하였다. 특히 이 시기에 주목할 만한 점은 상업광고는 거의 대부분 자체 제작한 간판을 통해서만 대중들에게 전해졌고,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 및 사람들이 많이 집결하는 광장 등에는 정부가 제작한 선전용 포스터와 벽보, 전단지 등을 통해 공익광고 위주로 옥외광고가 설치 관리되었다. 다시 말해 이 시기 중국은 미국과의 냉전 상태, 문화혁명, 경제위기, 사회혼란 등으로 상업적 옥외광고가 존재하고 활성화되기 어려운 시기였다고 볼 수있다.
2) 제2기(1979~1987년)
1979년 중국의 개혁개방은 9억 7,000만(당시 총 인구) 명 중국인의 삶을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국가의 정책방향, 정책목표, 사회이념 모두 경제발전을 통해 풍족한 삶을 살기 위한 노력에 근간하였다. 중국의 학자들은 제2기를 ‘중국 광고 및 옥외광고 산업의 회복기’라고 말한다. 1979년 베이징 상업 및 쇼핑의 중심구 서단(西單)에 상업용 벽 광고가 처음 설치되었다. 이 시기 상업광고의 주요 수단은 아직까지 신문이 대부분이었으나, 당시 주요명품 시계, 전자제품 등 주요 고가 수입제품은 텔레비전을 통해 광고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옥외광고는 아직 간판광고가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광고효과, 미관(美觀)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한가지 주목할 점은 제2기부터 외국기업의 옥외광고가 본격적으로 설치·관리되었다는 점이다. 통계국의 조사에 따르면 1978년부터 1988년까지 총 35개 외국기업의 상업 옥외광고가 광저우(?州)에 설치되었으며 대부분이 일본 회사의 광고였다고한다. 제2기는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단계로 정부가 일부 특정지역만을 지정하여 시범적으로 개방한 시기이므로 중국 옥외광고의 변화와 개혁에 대해 논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중국의 옥외광고 산업이 과거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억눌려 상업적 광고로 발전하지 못했다면 제2기를 거치면서 중국 옥외광고 산업은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3) 제3기(1987~1992년)
1987년은 중국 옥외광고 발전 역사 중 가장 의미 있는 해이다. 1987년 광고관리, 광고창조, 광고회사 경영 등 광고와 관련된 다양한 이론들이 토론되기 시작하였으며, 1987년 10월 26일 국무원(國務院)은 ‘광고관리조례’를 공포하였으며 동년 12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이는 중국의 광고산업 및 옥외광고산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아울러 이때부터 광고를 ‘기획’, ‘창조’라는 개념으로 통용되기 시작하였으며, 학회나 토론회를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또한 광고 및 옥외광고 업계가 구호로 내걸기 시작한 “고객에게 전면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혁개방 후 달라진 국가의 경제정책뿐 아니라 중국 광고 산업 또한 과거 정부의 공익광고 중심에서 시장경제위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3기 중국광고업계에서 기획, 창조라는 개념은 아직 생소한 개념으로 많은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중국사회 내에서도 학자마다 해석이 틀려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시장경영, 자본주의 경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뜻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혼란은 결국 기존 전통적 방식의 옥외광고(신문, 벽보, 포스터)와 대립하게 되었으며 중국 광고 및 옥외광고가 당시 안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였다. 또한 제3기 중국의 광고관리시스템은 아직 급변하는 중국의 광고산업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낡은 제도와 사상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1987년 발간된 사서 ‘대리제도의 우월성’에서는 광고산업에서 대리제도 이념을 제시하였으며, 동년 8월 중국광고협회가 개최한 연도학회에서 대리제도 이론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옥외광고를 기획해 주고 관리해주는 광고회사가 적었으며 개인이 직접 광고를 디자인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이러한 혼란기는 옥외광고 발전을 가로막았으며, 1991년도 발간된 ‘중국 광고 연감’에서 옥외광고가 기타 광고에 비해 효과, 기능이 떨어진다는 내용이 기재되었으며 이는 텔레비전 광고가 당시 광고의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광고업계에서 광고기획, 광고창조의 개념은 시간이 흐를수록 서양 국가의 자본주의 경영, 경제이론과 흡사해 지면서 광고를 제작하고 시행하는 하나의 이론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대리제도에 대한 인식이 변화였고 텔레비전 광고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옥외광고 산업은 더욱 더 성숙해 지고 있었다.
4) 제4기(1992~1999년)
중국광고업계의 말을 인용하자면 제4기는 중국 광고 및 옥외광고가 팽창하고 발전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1992년 중국정부는 민간이 광고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허가 한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해 국가는 광고업에 대한 사업자등록을 허가하고 광고활동을 자유롭게 허가한다는 것을 말한다. 과거 중국에서 개인이 국가를 통하지 않고서는 광고를 할 수 없었으며, 개인이 광고를 제작 설치하는 것을 엄격히 단속하였다. 중국의 관대한 정책은 많은 광고회사를 탄생시켰고, 1993년부터 1994년 1년 동안 광고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수는 전년대비 만 명이 증가하였다. 1999년 무려 5,000개의 광고회사가 설립되어 시장에서 활동하였다. 이와 같은 광고회사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경쟁을 야기하였으며 경쟁은 광고의 질적 성장을 가져오게 되었다.
1994년 중국의 상징인 천안문 광장에 최초로 상업옥외광고가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카메라 필름 회사인 코탁(Kodak)의 광고가 베이징 장안가(?安街)에 설치되었고, 그 후 코카콜라 등의 상업옥외광고가 베이징 전역에 설치되었다.
비록 제4기 중국의 옥외광고산업이 급속히 발전하였지만 옥외광고를 관리, 감독하는 규정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였기 때문에 문제점이 발생했을 경우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고, 분쟁과 갈등을 야기하여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자, 중국정부는 이때부터 적극적으로 옥외광고를 관리하기 시작하였다.
5) 제5기(21세기)
21세기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대대적인 도시정비화 사업을 진행하였다. 중국의 수도이자 상징적 도시의 베이징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도시시설을 대대적으로 수리, 보수하였으며, 안전에 위험요소가 있는 간판 등을 모두 제거하였다. 개혁개방 이후 무분별하게 설치 운영되고 있었던 베이징시의 옥외광고는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대부분 정리되었으며, 이후 다른 도시들의 도시정비화 사업에 롤모델 역할을 하였다.
전자통신의 기술의 발전은 옥외광고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옥외광고라고 하면 투박한 간판, 현수막을 연상하기 쉽지만 LED광고는 세련된 디자인과 정확한 정보전달기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옥외광고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베이징, 상하이등 대도시에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LED광고는 21세기 들어 중국 전 지역에 확대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2012년 15억 위안 이었던 시장규모가 매년 증가하여 2015년 20억 위안을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LED 광고의 인지도 상승은 반대로 현수막, 간판 등 전통적 방식의 옥외광고 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다. 시장규모 역시 매년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최근 각광받는 모바일 광고는 전통적 방식의 광고가 설 자리 조차 위협하고 있다.
3. 중국의 옥외광고 정책
중국의 옥외광고 정책은 2006년 5월 22일 중화인민공화국 공상행정관리총국이 발포한 ‘중화인민공화국 옥외광고법’에서 엿볼 수 있다. 옥외광고법이 제정되기 전 1994년에 제정된 ‘중화인민공화국 광고법’은 옥외광고의 근간이 되는 법령이었으며, 나날이 복잡하고 다원화 되어가고 있는 사회변화에 발맞추어 2006년에서야 중국정부는 전문 옥외광고법을 제정하여 공포하였다.
20세기 1970~1980년대 중국정부의 옥외광고정책은 다음 세 가지를 정책의 우선방향으로 설정하였다. 첫째, 옥외광고는 당의 정치, 경제, 사회정책 및 국가법률, 규정을 선전하는 도구이다. 둘째, 당은 옥외광고와의 협력을 통해 인민의 의식수준을 높이고 사회변화에 적극 대응한다. 셋째, 옥외광고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상업경제의 공평화, 공정, 성실, 신용, 합법,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개혁개방 전과 개혁개방 초기 중국정부의 옥외광고 정책은 주로 공산당집권의 정당성 및 사회 안정화의 홍보수단으로 주로 이용되었고, 1970년대 후반부터 텔레비전 보급이 확대되면서 기존 옥외광고의 정책적 기능을 텔레비전이 수행하게 되었다.
1990년대 중국의 옥외광고 정책은 개혁개방의 약진으로 인해 철저히 시장경제 원칙에 의해 수립된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1994년 광고법이 제정되었고 국가의 감시 및 통제 하에서 옥외광고를 설치했던 과거와 달리 개인사업자도 공상행정관리총국에 신청한 후 검열을 통과하여 설치가 가능해졌다.
2000년 이후 중국의 광고산업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며 관련법 및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인민대표회의를 통해 제안되었고 정부는 별도의 옥외광고법을 제정하여 공포하였다. 아울러 각 시(市)는 공상행정관리총국에서 공포한 광고법 및 옥외광고법을 근거로 시(市)의 환경에 적합한 규정, 규칙, 조례를 제정하여 공포하기 시작하였다.
2010년도에 들어서면서 전자디스플레이어 광고는 새로 건축되는 빌딩, 쇼핑몰 마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특히 LED광고가 주목 받고 있다. 기존의 낡은 규제를 풀고 점차 옥외광고의 설치 범위가 확대되었으며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 택시, 고속열차 등에는 해당 시(市)의 옥외광고 행정관리부의 허가 아래 옥외광고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각 시는 이러한 옥외광고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시의 개발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4. 결론
본 연구는 주로 중국 옥외광고 산업의 발전을 크게 신 중국 탄생 이후, 개혁개방 전,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사실 중국이 옥외광고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 시작한 시기는 불과 20년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은 광고업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세계 유수의 많은 해외기업들이 중국에 투자를 함과 동시에 자회사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 및 옥외광고를 설치하고 있다.
향후 중국의 옥외광고시장규모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성장폭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2급 도시(남경, 우한, 선양, 서안, 대련 등)의 도시는 현재 도시화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며 각 시 정부는 기존 무분별하게 설치되었던 옥외광고를 규정에 따라 철거하고 새로 보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아울러 많은 기업들이 최근 2·3급 도시의 성장 잠재력에 기대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따라서 향후 중앙정부 및 각 시 정부는 옥외광고 산업을 규제하기 보다는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인식하고 발전시켜 나갈것이다.
참고문헌
?서범석, 다국적 광고현황과 대응책 : 증가하는 직수입광고 국내제작사 위협, 신문과 방송311, 한국언론 연구원, 1996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 웹페이지 www.gov.cn/guowuyuan
?중화인민공화국 공상행정관리총국 홈페이지 www.saic.gov.cn
?베이징시 정부 홈페이지 www.beijing.gov.cn
?선전시 정부 홈페이지 www.sz.gov.cn
?광동성 인민정부 홈페이지 www.gd.gov.cn
?중화인민공화국 국가통계국 홈페이지 www.stats.gov.cn
?중국 옥외광고 협회 홈페이지 www.cnadtop.com
?선전(深?)일보 웹페이지
sztqb.sznews.com/html/201205/10/content_2036683.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