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사교의 요람, 살롱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9.10.08 12:00 조회 4854
취미와 취향을 공통분모로 하는 ‘소셜 살롱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가 조직되고, 출판사의 북클럽이나 독립서점을 거점으로 하는 살롱도 인기다. 살롱 문화는 언제 어떻게 생성됐으며, 어떤 변천 과정을 거쳐온 것일까? 
 
지적인 사교 모임 

‘응접실’이란 뜻의 프랑스어 ‘살롱(Salon)’은 17~19세기 프랑스 상류층에서 유행했던 사교 모임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이 단어가 다른 의미로 사용됐다. 상류층 저택의 화려한 응접실은 음침한 지하의 룸살롱으로, 모임의 주최자였던 마담(Madame)은 유흥업소 여주인을 지칭하는 말로 변질됐다. 

원래 살롱 문화는 상류층 귀족 부인들이 문인, 예술가 등 문화계 인사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면서 작품 낭독과 자유 토론을 일삼았던 지적 탐닉과 예술 향유의 문화였다. 한마디로 세련된 취미에 우아한 말씨 등 지성과 재치를 두루 갖춘 지성인들의 장이었다. 그래서 신분이나 출신 계층을 크게 따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살롱 문화는 여성을 주축으로 신분보다 재능과 자유를 추구한 정신이 만들어낸 문화였다. 테오필 고티에나 알프레드 드 뮈세 같은 시인들, 그리고 스탕달이나 발자크 같은 소설가들도 귀부인들의 살롱에 드나들었다. 

그렇게 뿌리내린 살롱을 중심으로 한 사교 문화는 19세기에 접어들어 아카데미와 극장, 갤러리, 백화점 등으로 공간이 확장된다. 다양한 공간으로 소셜 살롱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최근 우리의 추세와 비슷한 경향이 그 당시에 먼저 이뤄졌던 셈이다. 

문화 공간이었던 다방  

살롱이란 물리적 공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이후였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거리의 카페가 등장하면서 굳이 귀족이나 부잣집의 응접실에 모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당시 파리의 레 듀 마고(Les Deux Magots) 같은 카페엔 생텍쥐페리, 헤밍웨이, 사르트르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작가, 화가 등 예술가와 지식인들이 대거 모여들었다. 1880년 무렵 파리에만 약 4만 5,000개의 카페가 있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카페 하면 프랑스를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유럽 최초의 카페는 1652년 런던에 문을 연 ‘파스카 로제(Pasqua Rosée)’로 알려져 있다. 홍차가 득세하기 전인 18세기 전까지 영국식 카페, 즉 ‘커피 하우스’는 대영제국을 지배했었다. 당시 유럽에서 가장 음주를 즐겼던 영국인들이 술 대신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덕분에 카페가 선술집의 수를 능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아마도 카페가 신문과 책을 읽고 정치 토론도 벌이던 담론의 공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카페 문화는 우리의 초기 다방에서도 발견된다. 시인 이상(李箱)이 종로 1가에 차린 ‘제비’나 극작가 유치진이 소공동에 문을 연 ‘프라타나’ 등은 예술가와 지성인들이 교류했던 장소였다는 점에서 파리나 런던의 풍경과 흡사다. 화가 이순석이 1931년 소공동 조선호텔 부근에 개업한 ‘낙랑파라’ 역시 당시 경성의 모던 보이들이 자주 찾던 아지트였다. 이런 다방들은 단지 사교 장소였던 것뿐 아니라 재즈를 들을 수 있는 음악 감상실 역할도 했으며 때로는 미술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취향 중심의 커뮤니티 문화  

최근 오프라인에서 취미와 취향을 중심으로 모이는 커뮤니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17~19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살롱 문화의 부활로 평가된다. 뜻이 맞는 귀족과 예술가와 지성인들이 함께 어울려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던 살롱 문화가 취향 공유와 지적 사교를 위한 커뮤니티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즌제 멤버십 형태로 운영되는 소셜살롱 문토는 음악, 글쓰기, 요리?미식 등 주제를 발제한 리더를 중심으로 모임을 갖는데, 멤버들은 서로의 이름에 ‘님’을 붙여 호칭한다. 신분과 지위에 관계 없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관계를 맺었던 살롱 문화와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취향관은 아예 2층 양옥집을 개조해 클래식한 복고풍 분위기로 살롱(응접실)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과거 살롱의 주최자가 ‘마담’이었던 것처럼 이곳에선 모임을 이끌어가는 사람을 ‘호스트’라고 부른다. 
 
이처럼 최근 살롱 문화를 적극적으로 표방하는 플랫폼들이 늘고 많은 사람이 여기에 동참하는 것은 그 옛날 유럽의 살롱 문화가 지녔던 독특한 매력이 시대를 건너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일 것이다.

10월호 ·  매거진 ·  사교 ·  살롱문화 ·  소셜살롱문화 ·  제일기획 ·  커뮤니티 · 
이 기사에 대한 의견 ( 총 0개 )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월간 2024밈] 7월 편 - 7월에 공휴일 없음? 이것 뭐에요~???
  GOAT 하다? 느낌 좋은 밈&좋은 느낌을 줌 07월 공휴일 없음? 이것 뭐에요~??? 아이폰 스.꾸? 티라미수 케익~? T라 미숙하다고?  GOAT 하다?    Greatest Of All Time의 줄임말 GOAT. 해외에서 시작된 밈이에요.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 선수'를 의미하며 하며 주로 운동선수들에게 사용하는 밈인데요.   현재, 특히 국내에서는 운동선수뿐
[Digital Feed]프로토타입, 차원이 다른 솔루션을 제시하다
프로토타입, 차원이 다른 솔루션을 제시하다.
이노션, 세계 최대 크리에이티브 축제 2024 칸 라이언즈서 ‘그랑프리’ 수상, 역대 최고 성적 거둬
    이노션이 세계 최대&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광고제인 ‘칸 라이언즈’에서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처음으로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2005년 창립 이후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그랑프리1개 외에도 금상 1개, 동상 3개 등 총 5개의 본상을 수상,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번 ‘그랑프리(Grand Prix
[BRAND REPORT]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건강한 소통 헬스 커뮤니케이션
최근 헬스 커뮤니케이션(Health Communication)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여러 분야에서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유독 헬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강조 되는 것을 보면 그만큼 이 분야에서 소통의 중요성이 등한시 되어 왔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광고에 맛을 넣다.(원명진 부장, 레오버넷)
  광고에 맛을 넣다. 원명진 CD (레오버넷 부장)       # 1.우연과 운명사이 “애초부터 광고를 할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자신감일까? 광고가 그의 운명이라는 뜻일까? 어쩌면 광고는 그의 재능이 발휘되었던 하나의 수단이란 뜻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런 그의 말이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
이노션, 강남대로 최대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 론칭
  -디지털 아트 캔버스로 새롭게 태어난 옥외 전광판 - 이노션이 서울시 강남대로에 최대 규격 및 최고 화질의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을 새롭게 론칭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규모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은 이노션이 자체 운영하는 옥외 미디어 프라퍼티로, 강남역 사거리 몬테소리 빌딩에 설치된 기존의 전광판을 리뉴얼해 재탄생했다. 총 면적은 337.5㎡로
대홍기획 7월 새 소식
 제41회 DCA(대홍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개최 대홍기획이 국내 대표 대학생 공모전인 제41회 ‘대홍 크리에이티브 어워드(이하 DCA)’를 개최한다. 대홍기획은 1984년 제정된 DCA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40여 년간 수많은 수상자와 광고 전문가를 발굴해왔다. 올해 대홍기획은 광고 마케팅의 패러다임 전환 및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 맞춰 전통적인 광고 형식에 한정되지 않은 대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빅데이터 리뷰] 우리 마케팅 활동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많은 마케터가 실제 매출이나 기대되는 매출의 증가로 마케팅의 효과를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제일DnA센터가 마케팅 캠페인을 경험한 소비자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효과를 측정하는 간단한 수학 공식을 제안한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광고에 맛을 넣다.(원명진 부장, 레오버넷)
  광고에 맛을 넣다. 원명진 CD (레오버넷 부장)       # 1.우연과 운명사이 “애초부터 광고를 할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자신감일까? 광고가 그의 운명이라는 뜻일까? 어쩌면 광고는 그의 재능이 발휘되었던 하나의 수단이란 뜻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런 그의 말이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
이노션, 강남대로 최대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 론칭
  -디지털 아트 캔버스로 새롭게 태어난 옥외 전광판 - 이노션이 서울시 강남대로에 최대 규격 및 최고 화질의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을 새롭게 론칭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규모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은 이노션이 자체 운영하는 옥외 미디어 프라퍼티로, 강남역 사거리 몬테소리 빌딩에 설치된 기존의 전광판을 리뉴얼해 재탄생했다. 총 면적은 337.5㎡로
대홍기획 7월 새 소식
 제41회 DCA(대홍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개최 대홍기획이 국내 대표 대학생 공모전인 제41회 ‘대홍 크리에이티브 어워드(이하 DCA)’를 개최한다. 대홍기획은 1984년 제정된 DCA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40여 년간 수많은 수상자와 광고 전문가를 발굴해왔다. 올해 대홍기획은 광고 마케팅의 패러다임 전환 및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 맞춰 전통적인 광고 형식에 한정되지 않은 대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빅데이터 리뷰] 우리 마케팅 활동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많은 마케터가 실제 매출이나 기대되는 매출의 증가로 마케팅의 효과를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제일DnA센터가 마케팅 캠페인을 경험한 소비자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효과를 측정하는 간단한 수학 공식을 제안한다.
2023년 광고 시장 결산 및 2024년 전망
2023년 연초 광고 시장에 드리웠던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지난 2021년 20.4%라는 큰 성장 이후 2022년 5.4% 재 성장하며 숨 고르기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던 광고 시장이었다. 하지만 발표된 다수의 전망들은 2023년 광고 시장의 축소를 내다보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2023년 광고비는 전년 대비 3.1%p 하락으로 전망됐고, 이중 방송 광고비는 17.7% 감소가 예상됐다.
광고에 맛을 넣다.(원명진 부장, 레오버넷)
  광고에 맛을 넣다. 원명진 CD (레오버넷 부장)       # 1.우연과 운명사이 “애초부터 광고를 할 생각을 하지는 않았어요.” 자신감일까? 광고가 그의 운명이라는 뜻일까? 어쩌면 광고는 그의 재능이 발휘되었던 하나의 수단이란 뜻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런 그의 말이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
이노션, 강남대로 최대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 론칭
  -디지털 아트 캔버스로 새롭게 태어난 옥외 전광판 - 이노션이 서울시 강남대로에 최대 규격 및 최고 화질의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을 새롭게 론칭하고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규모 LED 미디어월 ‘더 몬테 강남’은 이노션이 자체 운영하는 옥외 미디어 프라퍼티로, 강남역 사거리 몬테소리 빌딩에 설치된 기존의 전광판을 리뉴얼해 재탄생했다. 총 면적은 337.5㎡로
대홍기획 7월 새 소식
 제41회 DCA(대홍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개최 대홍기획이 국내 대표 대학생 공모전인 제41회 ‘대홍 크리에이티브 어워드(이하 DCA)’를 개최한다. 대홍기획은 1984년 제정된 DCA 대학생 공모전을 통해 40여 년간 수많은 수상자와 광고 전문가를 발굴해왔다. 올해 대홍기획은 광고 마케팅의 패러다임 전환 및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 맞춰 전통적인 광고 형식에 한정되지 않은 대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빅데이터 리뷰] 우리 마케팅 활동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많은 마케터가 실제 매출이나 기대되는 매출의 증가로 마케팅의 효과를 알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제일DnA센터가 마케팅 캠페인을 경험한 소비자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효과를 측정하는 간단한 수학 공식을 제안한다.
소프롤레
woo8166
프리맨스
woo8166
닥터외트커
woo8166
Sicredi
woo8166
Stych
poppop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