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겐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 바꿀 수 없는 것에는 인종, 성별, 국가, 가족, 장애, 나이, 외모 등이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엔 생각, 편견, 지혜, 지식, 태도, 법칙 등이 있습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상황, 토론, 학습에 따라 시시때때로 바뀝니다. 조선시대 남녀를 바라보는 시각과 현대의 남녀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것도 시대의 요구입니다. 식민지 착취와 노예제도가 없어진 것도 인권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은 그래서 끊임없이 성찰되고 토론되고 발전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더 좋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바꿀 수 없는 것은 그 누구도 공격해선 안 됩니다. 인종은 누구나 갖고 태어나는, 선택할 수 없는 차이입니다. 우열을 가릴 수 없고 가려서도 안 됩니다. 성별 또한 그렇습니다. 남녀차별로 인해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회라면 고쳐져야 합니다. 요즘은 나이로 인한 반목 또한 심한 시대입니다. 나이는 누구나 적게 시작해 한 살, 한 살, 많은 나이까지 걸어가는 여정입니다. 나이 많은 사람이면 꼰대고, 나이 적은 사람이면 철이 없고. 이 모든 편견은 우리가 고칠 수 없는 것을 마치 고칠 수 있는 것처럼 대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사람의 힘으로 고칠 수 없는 조건은 모두 존중받아야 합니다.
▣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피부색에 대해
▲질레트 비너스 Skinclusive Summer Line 영상(출처: BusinessWire 유튜브)
여성 면도기 Venus를 만드는 질레트. 질레트는 끊임없이 다양성을 지지해온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피부의 다양성에 대해 얘기합니다. 닌텐도의 Animal Crossing이라는 게임에 그들만의 색깔을 입혔습니다. 어떤 여성도 피부색 혹은 피부 특성으로 소외되는 일 없도록.
닌텐도의 인기 게임인 'Animal Crossing.' 질레트는 'My Skin. My Way.'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 게임에 더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키고자 했습니다. 디지털 디자이너, 니콜 커디히와 손을 잡고 “Skinclusive(피부포용적인)”아바타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게임을 하기에 앞서 유저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기 위해, 더욱 다양한 스킨 타입을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존에는 몇 가지 안 되던 선택지가 19가지의 스킨 타입과 8가지의 스킨 톤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조합으로 250가지 이상의 다양한 아바타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여드름이나 주근깨가 있는 아바타, 셀룰라이트가 있는 아바타, 썬번이나 제왕절개 흉터, 유방절제술 흉터가 있는 아바타, 문신이나 백반증이 있는 아바타. 그들은 피부 특성에 맞게 맞춤 아바타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아바타들은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다양한 피부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감추려 하던 흉터와 드러내길 꺼려하던 셀룰라이트도 과감하게 보여줍니다. 여드름이나 주근깨도 갖고 있습니다. 수많은 여성의 고민거리들을 모두 안고 있습니다.
“Animal Crossing이라는 게임은 더 많은 포용성을 지닌 공간에서 올여름을 즐기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는 유니크한 기회였습니다.”질레트의 브랜드 디렉터는 말합니다. 그들은 다양한 룩북을 제안하기도 하고 8월 31일엔 다양한 캐릭터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유튜브 라이브도 열었습니다. 여름은 ‘드러내는’ 계절입니다. 하지만 많은 여성이 그들이 생각하는 피부 특성 때문에 여름을 마음껏 즐기지 못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러니 자주 접하는 아바타부터 다양한 특성들을 가진 모습으로 변해간다면, 아름다움에 대한 사회의 편견도 조금씩 변해가지 않을까요? 차별은 때로 낯섦에서 시작되기도 하니까요. 백인 같은 밝은 피부만 선택할 수 있었던 게임이 다양한 피부를 담아낼 수 있는 포용성을 갖게 됐습니다.
얼마나 많은 여성이 당당하게 자신의 타입에 맞게 아바타를 선택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다양한 피부를 자주 접하면서 고쳐야 할 피부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피부라고 받아들이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질레트 비너스 Animal Crossing 페이지
질레트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작은 변화를 먼저 시작했습니다. 더 많은 아바타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https://www.gillettevenus.com/en-us/animal-crossing로 들어가 보세요.
▣ 노래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세상에 대해
밥 말리는 자유와 평화의 상징입니다. 실제로 평화를 위해 노래했고 위험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았죠. 많은 이들이 밥 말리를 기억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데에는 밥 말리라는 뮤지션뿐 아니라,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노래했던 혁명가에 대한 존경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One Love"가 다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은 신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층마다 그 강도는 다릅니다. 미국의 몇몇 셀레브리티들은 사치스러운 리조트에서의 ‘자가격리’를 SNS에 올리며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SNS에 없습니다.
▲One Love (in support of UNICEF) (출처: 밥 말리 공식 유튜브)
정말 취약한 계층은 전염병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소외된 지역에 있습니다. 그중 어린아이들은 도움이 절실합니다. 교육 혜택도 의료 혜택도 제대로 된 음식도 부족한 아이들. 밥 말리의 가족과 여러 뮤지션은 어린아이들을 위해 'One Love'를 다시 불렀습니다. 7월 중순에 새롭게 릴리즈된 노래. 이른바 ‘One Love'의 reimagined version(새롭게 재창조된 버전)입니다. 노래는 밥 말리의 75주년 생일을 기념해 선보였으며, 브라질, 콩고, 인도, 자메이카, 말리, 뉴질랜드, 나이지리아, 수단, 시리아, 영국, 미국에서 온 뮤지션의 협업으로 이뤄졌습니다.
“이 노래는 세계가 분열돼 있을 때 세상의 연대를 이루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이 노래가 매우 필요한 때죠.”
밥 말리의 딸, 세델라 말리는 말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의 사랑, 하나의 마음으로 힘을 합칠 때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고, 아이들을 지킬 수 있으며, 세상을 더욱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노래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UNICEF를 통해 아이들을 돕게 됩니다.
미국의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오클리도 'One Love'를 부릅니다. 하지만 사랑이 향하는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멈춰진 스포츠를 응원하는 노래. 싱어송라이터인 셀레스트가 불렀고, 뮤직비디오엔 실제 유명 스포츠 스타들이 등장합니다. 프로 스케이트 보더인 라이언 셰클러, 서퍼인 이탈로 페레이라, WNBA선수인 다이아몬드 디쉴즈, 패럴림픽 rower 선수이자 크로스 컨추리 스키선수인 옥사나 마스터스. 그들의 진솔한 목소리는 그들이 걸어온 역경과 과정을 돌아봅니다. 삶과 경기장에서의 끊임없는 도전. 이 뮤직비디오는 오클리의 “For the Love of Sport"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아이디어의 힘이라기보다 노래의 힘입니다. 저항과 자유의 노래를 불렀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았던 밥 말리의 노래. 늘 예술이 주는 힘은 큽니다. 쉽게 바꿀 수 없는 세상, 쉽게 느낄 수 없는 감정, 쉽게 하나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 밥 말리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 우리에게 있는 ‘바꿀 수 있는 힘’에 대해
나이키는 전설의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의 42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Mamba week’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블랙 맘바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스스로에게 지어준 닉네임으로, 99%의 정확도와 엄청난 스피드로 공격하는 독사 블랙맘바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영상은 코비 브라이언트를 기림과 동시에 ‘better'에 대해 얘기합니다. 더 나은 선수뿐 아니라 더 나은 사람에 대해서도. 더 나은 루저, 더 나은 위너, 더 나은 세대 나아가 더 나은 국가, 더 나은 마이너, 더 나은 메이저. 그 어떤 영역에서도 ‘더 나아지자’고 얘기합니다. 힙합 음악가 켄드릭 라마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정신에 힘을 더합니다. 영상은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Black lives matter 관련 영상과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내용도 담습니다. ‘Just do it' 대신 'Just to be better.'에 대해 얘기합니다.
나이키는 ‘Mamba Mentality’라는 테마 아래 열정, 집중, 정직함, 용감함, 낙천주의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조금씩 매일 나아지면 언젠가는 큰 발전이 된다. 더 나은 선수, 더 나은 리더, 나아가 더 나은 사람. 당신이 더 나아지고 싶다면, 오늘 시작하라.”
어제보다 조금씩 더 좋아지는 오늘을 꿈꾸는 코비의 정신. 코비 브라이언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영상은 오늘 우리가 해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얘기합니다.
조금씩 어제보다 더 나아지는 일,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 바꿀 수 없다고 인정한다는 건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소수자들의 취향이 그렇고 가난이 그렇습니다. 성소수자들은 정해진 성별의 역할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다른 성별의 옷을 입고, 다른 성별의 취향을 갖고, 같은 성별의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많은 이들은 그들에게 ‘제대로 된 길’을 택하라며 혐오하고 가르칩니다. 하지만 그들의 ‘선택’은 그리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다. 절실해 보입니다. 아직도 잔재하는 수많은 불이익과 편견에도 불구하고 바꿀 수 없다면, 그건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을 떠난 일인 듯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취향은 존중돼야 합니다.
가난도 그렇습니다. 부를 누리는 몇몇 사람들은 ‘게을러서 가난하다, 노력하지 않아서 가난하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습니다. 현대의 가난은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에 갇혀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조건 중 하나입니다. 차별화된 교육의 혜택, 더 많은 돈으로 더 많이 누릴 기회는 소수에게 돌아갑니다. 가난이 그들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악조건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시돼서도 차별돼서도 안 됩니다. 그들이 누려야 할 것을 정당히 누릴 수 있도록 ‘공정함’을 만들어야 합니다.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라고 요구하는 건 누군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바꿀 수 있다면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바꿀 수 없는 것은 ‘차이’로 존중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