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학 - 소녀들이 이끄는 마케팅 파워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10.07.20 04:53 조회 5939
 


강력한 문화적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걸 그룹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마케팅에 그들의 이미지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발 빠르게 이어지고, 이는 고스란히 대중의 소비에 반영되어 경제적 영향력을 발휘한다. 대중은 왜 이토록 소녀들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글 ㅣ 정여울(문화평론가)


‘듣는 음악’보다 ‘보는 음악’의 시대가 찾아오면서 급부상한 여성 걸 그룹. 그들의 음악은 이제 라디오나 음반 중심으로 유통되는 ‘들리는’ 컨텐츠라기보다 TV나 뮤직비디오 등 각종 동영상을 통해 ‘바라보는’ 퍼포먼스 중심의 컨텐츠가 되었다. S.E.S와 핑클의 전성기에서부터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에 이르기까지, 걸 그룹의 끊임없는 확대 재생산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보는 음악’의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난 너의 지니야, 꿈이야, 지니야”라고 외치는 그녀들의 목소리는 예전보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여성성을 어필한다. 핑클의 ‘내 남자 친구에게’나 S.E.S의 ‘너를 사랑해’ 같은 노래가 우회적으로 자신들을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만들었다면, 이제는 더 적극적으로 ‘우리가 바로 당신들의 요정’이라는 이미지를 자발적으로 조형해낸다.


걸 그룹의 영향력, 기업과 손잡으며 그 파워를 더하다

그들의 이미지는 이제 ‘섹시’ 혹은 ‘큐트’의 이분법에서 벗어났다. 피규어 같은 인공미나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벤치마킹한 이미지, 이웃집 누이처럼 다정하고 살가운 이미지, 남성을 위협하는 강력한 여전사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된다.

그리고 걸 그룹은 바야흐로 각종 예능 분야를 향해 전방위적으로 뻗어가는 문화적 전사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단지 노래만 잘하거나 춤만 잘 춰서는 걸 그룹을 향한 대중의 무한한 기대를 만족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들의 활동 분야는 공중파 방송의 각종 리얼 버라이어티쇼, TV 드라마, 영화, CF, 케이블 TV, 라디오 MC 등으로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노래의 여왕이나 춤의 여왕을 넘어서 언제든 역할을 전환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기질이 미덕이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대중은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걸 그룹의 만능 엔터테이너적 재능을 예전보다 더 선망하게 되었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의 경쟁 체제를 넘어 2NE1, 애프터스쿨, 브라운아이드걸스, 카라, 티아라 등의 춘추 전국 시대로 접어들면서 걸 그룹의 문화적 파워는 막강해졌다. 남성 아이돌의 아성을 넘어서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던 그들이 이제 독자적인 문화적 파급력을 지닐 수 있게 된 것이다.

걸 그룹 멤버의 신체 자체가 화려한 신상품 전시장이 되었으며, 그들의 스타일 하나하나가 트렌드세터로서의 자질을 시험하는 무대가 되었다. 이제 그들의 목소리와 춤뿐 아니라 패션과 메이크업, 그녀들이 사랑하는 완소 아이템, 그녀들이 출연하는 CF의 장면 하나하나가 대중의 관심사다.

걸 그룹이 시대 흐름에 맞춰 성공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무한한 마케팅 가능성이다. 걸 그룹 마케팅의 경제적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특히 무겁고, 지루하고, 딱딱한 느낌을 한번에 해소하고 싶은 아이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할 때, 그들의 발랄하고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주효하다. 소주의 남성 중심적이고 ‘헤비’한 느낌이 이효리와 유이의 CF를 통해 변신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걸 그룹이 하면 무엇이든 따라하는 추종 세력들

사람들은 그들을 통해 자신이 어린 시절 원하던 것, 삶에 찌들어 잃어버린 소녀적 감수성, 어린 시절 좋아한 옆집 누나의 이미지, 어린 시절 열광한 순정 만화의 여주인공 등 다양한 문화적 노스탤지어를 투사한다. 소녀적인 것과 정반대되는 이미지의 기업들, 지나치게 남성적이거나 엄격한 이미지, 혹은 성인 남성의 전유물로 여기던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든 기업에게 걸 그룹 마케팅은 유효할 것이다.

걸 그룹은 우리 안의 잃어버린 소녀성뿐만 아니라 ‘저들이 바로 동시대의 핫 트렌드다’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즉 저들을 따라 할 수 있다면, 저들의 스타일링과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할 수 있다면 최첨단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만족감을 준다는 것이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크게 성공한 이후 애정 표현이 서툴렀던 ‘삼촌 부대’까지 적극적인 문화 주체가 됨으로써 마케팅 포인트는 더더욱 다변화되었고 소녀들의 상품성과 그들의 이미지를 사들이는 구매력은 훨씬 높아졌다. 음반을 사들이는 청소년, 화보집을 사 모으는 삼촌팬, 콘서트 티켓을 구매해주는 어머니까지 그들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층은 다양해졌고, 그 소비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는 하나의 거대한 산업을 방불케 한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걸그룹의 생명력은 짧다. 나이가 그 들의 ‘소녀성’을 앗아가고 그들을 찾는 수요도 줄기 때문이다. 가장 ‘소녀스러운’ 순간을 시장에 내놓는 거대 기획사들, 그 이미지를 마케팅에 이용하려는 기업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홍기획 ·  대홍 ·  걸그룹 ·  소녀시대 ·  원더걸스 ·  광고모델 ·  아이돌 ·  소녀마케팅 ·  마케팅모델 ·  마케팅전략 ·  대중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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