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fference] 세 사람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HS Ad 기사입력 2011.01.10 10:43 조회 8663








 

 


글 ㅣ 고운기 시인ㆍ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일연은 세 사람을 '다름의 차원'에서 그리고 있다. 틀리고 맞다가 아니다. 진지함과 덜렁댐, 성(聖)과 속(俗)의 아슬아슬한 경계, 그래서 보이는 중간의 길…. 삶은 꼭 어느 하나 이것만은 아니라는 절묘한 설명이 여기에 있다.


1. 義湘에게 배우다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를 보는 핵심의 하나가 바다 쪽에 서 있는 홍련암이다. 암자는 바닷가 굴 입구의 이쪽과 저쪽 사이에 걸터앉듯 세워져 있다. 바로 이 굴 안에 관음보살이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의상(義湘)이 찾아온다. 그는 왜 그토록 관음보살을 직접 뵙고자 했던 것일까?

의상은 화엄학의 제1인자이다. <화엄경>의 '입법계품'을 잠시 보자. 선재동자는 스물여덟 번째 선지식(善知識)으로 관음을 만난다. 관음은 남쪽 바다에 있는 보달낙가산에 살고 있다. 샘물이 굽이쳐 돌리고, 울창한 숲에 향기로운 풀이 부드럽게 나 있는 이 산의 서쪽 바윗골이다. 거기서 관음은 일체중생을 구제하고 있다. 그러니 관음을 신앙하는 사람들에게 이 산은 구원의 장소이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상은 신라 땅에서 보달낙가산을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양양 땅 동해 바닷가에 관음이 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의 홍련암 자리다. 의상은 이 바닷가에서 7일씩 거듭 정성껏 기도해 관음보살의 진신을 직접 뵙게 된다. 관음 진신은 의상에게 산 위에 절을 지어라 명령한다(<삼국유사>의 '낙산의 두 성인 관음과 정취 그리고 조신(洛山二大聖觀音正趣調信)'에서).


일연의 <삼국유사> 원본 / 낙산사 홍련암 / 낙산사 해수관음보살상



2. 元曉에 배우다

의상이 낙산사를 지어 놓고 돌아간 다음 의상에게 뒤질세라 원효(元曉)가 찾아온다. <삼국유사>의 같은 부분에 실려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성인을 뵙고자 오는 이가 자꾸만 다른 데다 눈길을 준다. 벼 베는 여인네에게 다가가 벼를 달라느니, 빨래하는 여인네에게 다가가 물을 떠 달라느니.... 배가 고프다거나 목이 말라서인지, 그것을 빌미로 여인네에게 수작을 걸어볼 심산이었는지, 다만 읽는 이들의 상상에 맡기기로 하겠다. 적어도 두 번째 여인네를 만난 다음, 가까운 곳의 나무 위에 앉아 있던 파랑새가 사람 목소리를 내며 "잘난 스님은 그만 두시오"라고 했다 하니, 뭔가 사단이 나기는 했다. 파랑새가 수상하다.

나무 아래에는 갖신 한 짝이 놓여 있었다. 원효가 낙산사에 도착해 관음보살상 밑에서 본 것은 나머지 갖신 한 짝이었다. 그렇다면 그 여인들과 파랑새의 정체는? 말할 나위 없이 관음보살이 변한 모습이었다. '제 아무리 손오공도 부처님 손바닥 위'라 하지 않는가. 천하의 원효도 관음보살의 시험 앞에 여지없이 나가떨어진 것이다.
 
 

삼국유사와 관련된 필자의 저서 / 낙산사 홈페이지



3. 梵日에 배우다

대관령 옛길로 간다. 이곳에서 정상 쪽으로 난 샛길을 타고 올라가면 국사성황당이 나온다. 강릉 단오제가 열릴 때마다 성황신을 모시고 내려가는 곳이다. 음력 사월 보름에 사람들은 성황신을 찾아오는데, 단오제의 핵심은 사실 이 산신맞이에 있다. 산신은 바로 범일(梵日) 국사이다. 당집에 '국사성황'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삼국유사>에서 범일은 앞의 의상과 원효에 이어 등장한다.

중국에 유학하는 동안 범일은 명주(明州) 개국사(開國寺)에서 한쪽 귀가 잘린 어린 사미승을 만난다. 소년은 자신도 강릉 사람이라고 말하며, 고향에 돌아가거든 낙산사 앞 자기 집을 찾아 어머니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 부탁한다. 그러나 신라로 돌아온 범일은 무심하게도 소년 사미승과의 약속을 잊어 버렸다. 사미승이 범일의 꿈속에 나타나 이를 원망한 것은 그로부터 8년이나 지난 다음이었다.

무슨 까닭으로 어린 아들을 중국 땅 먼 곳까지 보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지만, 범일이 찾아갔을 때 뜻밖에 어머니는 사미승만한 어린 아들 하나를 데리고 살고 있었다. 아이는 개울가에서 늘 금빛 나는 동자와 함께 논다고 말한다. 불현듯 어떤 생각이 범일의 뇌리를 스쳤다. 어린 아들이 말한 곳으로 달려가 모래를 파보니 한쪽 귀가 잘린 정취보살상이 나왔다. 사미승은 바로 정취보살이었던 것이다.


4. '다름'

세 사람의 이야기를 한데 실은 일연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관음보살이나 정취보살을 만나려는 수행자의 의지에 '차이'는 없다. 그러나 만나는 과정은 서로 다르다. 일연은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나아가 삶의 어떤 다양한 양상을 설명하려 하지 않았나싶다.

의상은 한 치의 빈틈없이 진지하게 진행되는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수행의 진정한 모습이 여실하게 나타난다. 그런가하면 원효는 의상의 정 반대 편에 있다. 벼를 베거나 빨래하는 여인의 몸을 빌려 입고 시험하러 나온 관음보살은 덜렁대는 스님 한 분을 보란 듯이 메다꽂았다. 범일은 그 중간이다. 눈앞에 나타난 정취보살을 알아보지 못한 것은 원효와 같으나, 다시 한 번 꿈속에 나타난 소년의 모습에서 무언가 기미를 알아채고 결국 성인 만남을 실현해 낸다.

일연은 이 세 사람을 '다름의 차원'에서 그리고 있다. 틀리고 맞다가 아니다. 재미있지 않은가. 이렇게 다른 세 인물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신라사회의 수행 전문가들을 만난다. 진지함과 덜렁댐, 성(聖)과 속(俗)의 아슬아슬한 경계, 그래서 보이는 중간의 길...

삶은 꼭 어느 하나 이것만은 아니라는 절묘한 설명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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