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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ㅣ 조서림(크리에이티브솔루션5팀 선임)
여자들은 결혼에 대해 많은 환상을 품고 있다. 프러포즈, 결혼식, 허니문, 그리고 신혼. 이 모든 일련의 과정에 대해 품고 있는 환상, 그것을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바로 ‘특별함’이다. 나는 특별한 프러포즈를 받아야 하고, 내 결혼식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하고, 그날 나는 특별히 아름다워야 하고, 허니문은 여느 여행과는 다른 특별한 로맨틱함이 있어야 하고, 신혼은 내 생애 다른 어떤 기간보다 달콤해야 한다는 강박, 그리고 의심의 여지 없이 당연히 그러하리라는 기대감.
하지만 이러한 특별함에 대한 강박과 기대감이 때론 실망과 불행의 불씨가 되곤 한다. 프러포즈의 이벤트를 따지다가 그 속에 담긴 상대의 진심을 놓치게도 되고, 우리네 결혼식이란 사실 대다수가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모습이지 않은가. 그리고 허니문과 신혼에 대한 거품이 사라졌을 때 기대와 환상이 큰 만큼 어쩌면 약간의 허무함 같은 것이 밀려올지 모른다. 결혼이란 특별한 하루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보통 날이 시작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을 쌓아갈 수 있으리라.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나의 결혼식. 결혼 후에 거창한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살기보다는 하루하루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그렇게 보통 날들을 촘촘한 행복으로 채워갈 수 있기를 꿈꿔보며, 이번 달엔 결혼과 관련된 광고를 소개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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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1. 신혼의 착시 효과?
어랏! 자동차 위와 앞마당의 잔디가 마치 푹신한 침대의 쿠션 같은 모양으로 변해 있다. 뉴질랜드 M&C Saatchi에서 만든 화이자 제약의 남성 발기 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광고에서는 자동차 위든 잔디 위든 어떤 곳에서라도 사랑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을 특유의 위트 있는 비주얼로 표현했다. ‘See the world differently’라는 메인 카피. 허니문 또는 신혼에서도 이런 착시효과가 비일비재하지 않을까? 물론 비아그라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광고2. 근엄한 영국 왕실의 깨방정 결혼식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 ‘세기의 결혼식'을 앞두고 그와 관련된 이색 광고가 속속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유튜브에 공개된 지 3일 만에 4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영국 T모바일 광고가 특히 화제를 모았다. 분위기가 엄숙한 한 예배당 안. 문이 열리더니 신나는 음악과 함께 대주교 복장을 한 남자가 들어오고 이윽고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음악에 맞춰 깨방정을 떨며 춤을 춘다.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공작부인에 이어 엘리자베스 여왕, 해리 왕자까지! 그리고 마침내 주인공인 윌리엄 왕자와 웨딩드레스 차림의 케이트 미들턴이 모습을 드러내 흥겹게 춤춘다. 아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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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광고에 등장하는 이 인물들은 실제 인물이 아니라 영국 왕실 가족을 쏙 빼닮은 닮은꼴 배우들. 실제 이들의 결혼식은 매우 웅장하고 근엄하게 진행되었지만, 대중이 광고를 통해 꿈꿔보고 열광했던 결혼식은 이런 모습이었다.
광고3. 지혜야, 나랑 결혼하자
〈한겨레신문〉 4월 29일자에 5단 통광고로 프러포즈 광고가 실렸다. 또 어느 기업체의 신상품 출시를 위한 바이럴 마케팅이겠거니 했던 생각을 뒤집고, 자신을 〈한겨레신문〉 애독자라고 소개한 서 모(33세) 씨의 실제 프러포즈 광고임이 드러나 많은 이들에게 풋풋한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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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본인의 결혼을 앞두고 애인에게 공개적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는 취지를 간곡히 부탁했고, 한겨레신문사 측은 의뢰자가 제시한 광고비와 실제 광고비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음에도 의뢰자의 진정성을 보고 파격적으로 광고를 게재하기로 결정했다. 의뢰자는 광고가 게재된 날 찾아와 신문 300부를 가져갔다. 스튜어디스인 애인이 이날 뉴욕행 비행기에 탑승할 때 기내 승객들에게 직접 신문을 나눠주기 위한 취지였다고…. 아! 광고인이라면 누구나 꿈꿔볼 만한 프러포즈의 좋은 예!
광고4. 칼로 물 베기는 옛말
결혼 생활이 언제까지나 행복하기만 하면 좋으련만 그 행복은 모두에게 지속되지는 않는 것 같다. 싸움이 잦은 만큼 화해도 쉬워서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오래된 속담도 이젠 케케묵은 옛말이 되어버렸다. 20년 이상 산 부부의 이혼율이 30%에 달한다니!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듯 그렇게 간단하고 쉬워진 이혼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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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버튼을 누르면 문이 양쪽으로 갈라져서 열리는 엘리베이터의 속성을 이용한 이혼 전문 법률사무소의 기발한 옥외광고가 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다정한 부부. 하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커플은 양쪽으로 찢어진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내부엔 그 건물 안에 있는 이혼 전문 법률사무소에 대한 정보가 고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