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조금 더 신중히, 조금 더 천천히
디노커뮤니케이션즈 김경래 팀장
오프라인광고와 조화
컴퓨터를 부팅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려고 하면 참으로 많은 인터넷광고가 얼굴을 내민다. 기법도 다양하고 아이디어도 재미난 것이 참으로 많다. 그러나 누군가 기억에 남는 인터넷광고를 묻는다면 아쉽게도 시원스레 대답을 찾기가 어렵다. 좋은 인터넷광고란 무엇일까? 아직까지 인터넷 매체 하나만 가지고 좋은 광고를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 통합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한가지로써 인터넷광고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IMC측면에서의 인터넷광고를 이야기하자면 오프라인 광고와의 조화를 이야기 해야겠다. 인터넷광고를 만드는 실무자들 입장에서는 오프라인 광고를 인터넷으로 옮기는 것을 더 반가워 할지도 모른다. 크리에이티브의 큰 고민을 덜었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나 오프라인의 훌륭한 크리에이티브를 인터넷으로 보면 너무 다르다. TV동영상을 작은 배너로 보면 작은 공간에서도 표현되는 움직임이 놀랍기는 하나 TV만큼의 감동은 기대할 수 없다. 신문이나 잡지광고 또한 배너를 통해 보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정말 고민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매체마다 다른 캠페인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다.
엡솔루트 광고 캠페인
이런 고민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광고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광고 캠페인에 있어서 너무나도 유명한 엡솔루트의 인터넷광고이다. 수십년을 일관되게 유지해온 크리에이티브를 인터넷으로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엡솔루트는 오프라인의 컨셉을 인터넷으로 옮기면서 인터렉티브 액션을 추가했다. 캠페인 1은 우리가 컴퓨터를 이용할 때 사용하는 컬러바를 이용해 엡솔루트의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경품의 유혹이나 화려한 애니메이션도 클릭을 유도하는 트릭도 없다. 자연스러운 인터렉티브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오히려 사이트를 방문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한번 플레이 할건지에 대한 선택권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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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2는 엡솔루트가 사막의 신기루가 되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러다가 마우스를 가져가면 진짜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린다. 잡으려고 하면 달아나는 엡솔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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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더 보자. 캠페인3은 엡솔루트 모양의 레몬 분쇄기에 레몬을 가져가면 한번에 레몬을 짜버린다. 레몬이 들어간 Absolut citron의 광고이다. 절대 미각을 가진 장금이도 반해버릴거 같은 절대상큼 엡솔루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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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솔루트의 캠페인은 인터넷에서도 역시 명확하다. 3개의 캠페인의 나란히 보여준 것은 인터넷광고도 이제는 브랜딩광고의 매체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것과 트릭과 경품, 자극적인 메시지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광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위한 광고가 광고주를 위한 광고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광고의 가장 큰 특징을 본다면 상품과 브랜드 상관없이 모두들 현란한 애니메이션과 경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 메시지의 전달보다는 이벤트 자체를 장황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마치 공식처럼 이벤트명이 나오고 다음은 경품이 펑펑 튀어나온다. 아직도 인터넷을 오프라인광고의 보조매체로 생각하여 프로모션 위주로의 광고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상품을 위한 프로모션 광고가 아니라 프로모션 자체를 위한 프로모션 광고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많은 네티즌들이 인터넷광고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FX배너 (사이트의 컨텐츠 위로 노출되는 광고형태)의 경우에는 괴로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원하지도 않고 예상치 않은 광고에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광고주들은 FX배너를 선호하며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한다. 분명히 인터넷은 TV나 신문 광고등의 오프매체와 다르다. 오프라인매체의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인터넷은 상호작용을 통한 선택적인 정보공유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인터넷의 특성과 장점을 무시한 일방적인 메시지전달은 결국 소비자에게 외면을 당할 것이다. 아래의 광고는 최근의 hp의 인터넷 광고이다. Hp도 엡솔루트의 광고처럼 오프라인의 광고 컨셉을 온라인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Hp의 기술이 세계적 꽃생산 업체인 FTD가 한번에 전세계를 꽃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메시지이다. 맘에 드는 꽃을 클릭하여 화병을 구성한 후 이메일 주소를 넣어 클릭을 하면 세상 누구에게도 꽃을 보낼 수가 있다. 의심 많은 필자도 한번 이메일을 보내 보았다. 정말로 내가 보낸 꽃다발을 내가 받았다. (비록 사이버 꽃다발이지만) “everything is possible” 이라는 카피가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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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신중하게 조금 더 천천히
한국의 문화를 외국인들은 ‘빨리빨리 문화’라고들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조급한 광고주들이 인터넷광고에 대한 기대는 정말 대단하다. 광고 몇 번하고 클릭해서 바로 상품구매로 연결시켜 달라고 때를 쓰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CTR이 낮다고 하여 다음날 다른 광고로의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 온라인 전문용어로 ‘ㅠ ㅠ’ 다. 온라인광고가 인프라의 발달에 힘입어 눈에 띄는 양적성장을 이루고는 있지만 질적으로는 아직도 넘어야 할 고개가 많아 보인다. 혹자들은 새로운 광고 측정시스템을 제시하며 광고주에게 더욱 더 좋은 서비스를 하게 되었고 말한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의 ''디지털이다''라는 책에 좋은 사례가 있다. 여기서 저자는 HD-TV의 실패에 대해 방송내용은 고민하지 않은 채 화질만을 연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화질보다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요즘의 인터넷광고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인프라의 성장이나 광고 측정시스템 등의 개발 보다는 광고의 내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을 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조금만 더 신중하고 조금만 더 천천히 인터넷광고를 바라 보아야 할 때이다. 이러한 고민과 노력으로 인터넷광고의 균형잡힌 성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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