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라디오는 어디로 가는가?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3.11.12 11:26 조회 4738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제 목소리 들리십니까?’ 1906년 12월 24일 메사추세츠주에서 고주파발전기식 무선전화로 음악과 인사를 전파에 실어 보냈는데 이것이 최초의 육성 라디오방송이었다. 3극 진공관, 트랜지스터, IC 집적회로 등의 기술적 발전으로 라디오가 소형화, 개인화되면서 인류에게 가장 보편적인 매체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1970년대는 소위 라디오시대였다. 그 당시 흑백TV가 있었지만 홀로 방에서 트랜지스터 라디오로 유명한 DJ들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으로 청춘의 고민과 방황, 꿈과 사랑을 함께 나눈 은신처이자 해방구였다. 지금 40~50대들은 “예전에는 라디오를 많이 들었는데 최근엔 출퇴근 시간에만 듣게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것이 오늘날 라디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라디오의 종말을 선언한 버글스의 노래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네(Video Killed the Radio Star)’(1981)가 세상에 울려 퍼진 지 벌써 26년이 흘렀다. 그 동안 디지털의 파도와 함께 거의 모든 미디어가 생존의 문턱을 왔다 갔다 하는 동안, 라디오는 여전히 생활 구석구석을 이야기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오늘날 라디오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왜 들을까? 라디오 청취자는 일주일 평균 35%가량 된다. 그들은 하루 평균 20여분 내외로 라디오를 청취한다.

지난 10년 동안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이다. 전체 라디오 청취자 중 40대 이상이 61%이고, TV가 여성시청자가 많은 반면 라디오는 남성의 청취율이 높다. 10대와 20대는 모두 합해봐야 16%이다. 운전 중이나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 청취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그래서 라디오 청취시간도주로 출근 시간대이다. 청취자의 40%가 음악프로그램을 듣고, 교통정보나 뉴스는 30%가 듣는다. 소리로만 전할 수 있는 매체지만, 청취자의 절반 이상은 세상과 소통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음성으로 전달되다 보니 마치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사연을 올리면 라디오DJ가 소개도 해준다. 이처럼 라디오는 전통적인 방식의 참여형 매체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래서 그 어떤 매체보다 친근감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아직까지 라디오광고를 선호하는 광고주들이 많다. 라디오 광고는 일정 시간대에 반복청취하기 때문에 브랜드회상에 효과적이다. 청취율이 감소하고 있지만 라디오의 광고주목도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채널 재핑(zapping)이 많지 않고 비교적 프로그램 청취와 광고의 청취율이 가까운 매체다. 청취자의 67%는 광고가 나와도 채널을 돌리지 않는다고 한다.

라디오 역시 디지털이라는 큰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의 결합으로 젊은 청취층을 끌어 들이고 있다. MBC가 라디오 최초로 미니(Mini)라는 청취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라인 라디오 시대를 열었는데 2009년 5월에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후 SBS의 고릴라와 KBS의 콩(KONG)이 개발돼 청취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이는 라디오’ 서비스를 겸하고 있는 것도 매력이 크다. 스튜디오에 비디오 카메라를 연결하고 인터넷을 통해 화면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걸 보면 TV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라디오의 끈질긴 생명력은 무엇보다 청취자의 높은 참여도에서 찾을 수 있다. 전화 연결과 휴대폰 문자 메세지.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청취자들의 반응을 전달할 수 있다. 코리안클릭의 자료에 의하면 인터넷라디오 1일 청취자수는 100만 명 이상이고, 전통적인 라디오와는 달리 20~30대가 60%~70%이다. 그러나 1회 광고비용은 일반 라디오광고비의 1/10수준이다. 음성광고뿐 아니라 배너광고 등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현재는 라디오가 웹뿐만 아니라 팟캐스트로도 진화하고 있다.

팟캐스트는 나꼼수의 열풍으로 시작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 라디오 시대를 열었다. 전체 청취자의 10.5%가 팟캐스트 방송을 자주 듣고 있다. 10~30대가 전체 청취자의 85%나 된다. 팟캐스트는 155개 국가에서 100개 이상의 언어로 25만개의 방송이 매일같이 새로운 콘텐츠를 쏟아낸다.

오디오, 비디오, 문서 등 800만 건 이상의 콘텐츠가 등록돼 있다. 특히 국내에선 각 방송국의 라디오 다시 듣기가 서비스되면서 인기를 얻었다. 장르가 매우 다양하며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고 본 방송시간에 구애 받지않고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아직까지 팟캐스트의 광고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지만, 팟캐스트의 사용자가 늘면서 라디오광고도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가 매우 개인적인 매체이면서 친근감도 높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매체이지만, 방송에 끼워 파는 매체로만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전통적인 라디오는 여전히 40대 이상에게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친근한 매체이고, 디지털로 진화한 라디오는 젊은 층을 꾸준히 끌어들이고 있다. 100살 훌쩍 넘어버린 오래 된 매체이지만 여전히 좋은 것(Oldies But Goodies) 중에 하나가 라디오가 아닌가 싶다.

양윤직 ·  광고계동향 ·  11월 ·  라디오는 어디로 가는가? ·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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