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홍기획에서는 어떤 디자인을 펼쳐왔나?
삼성카드 디자인실에서 마케팅 기획 단계부터 디자이너가 참여해 함께 브랜드를 정립하는 디자인을 하던 중 다양한 분야와 업무를 해보고 싶어 대홍기획과 인연을 맺게 됐다. 대홍기획 디자인마케팅센터에 입사할 당시에는 C·I BI를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다양한 분야의 소비자 접점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롯데그룹의 특성상 정말 폭넓은 경험을 하게 됐다. 2011년 김포에 복합 쇼핑몰과 테마파크를 결합한 ‘롯데몰’ 브랜드 개발을 진행하면서 클라이언트 요청에 의해 BI뿐만 아니라 전체 공간에 대해 기획을 한 경험은 디자이너로서 의미 있는 전환점이었다. 그래픽 시스템 개발, VMD 연출, SIGN, 미디어 개발, 미술 작품 컨설팅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아이덴티티 업무를 진행하면서 업무 범위가 공간으로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최근 디자인마케팅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최근에는 VI(Visual Identity) 개발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론칭을 앞두고 있어 전략이나 운영 시스템이 필요한 경우, 브랜드의 핵심 비주얼 요소인 BI(Brand Identity) 외에 브랜드를 표현하는 다양한 매체에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일이다. 전체 테마를 정하고 VMD, 그래픽, 미디어 연출 등 각 매체의 특성과 역할은 강조하되 매 시즌마다 통일감을 전달해 다른 공간과의 차별화를 이루는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디자인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았나?
공간의 미디어 연출뿐만 아니라 ‘롯데면세점 CI’를 제외한 모든 비주얼 표현 방식을 매뉴얼화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롯데면세점을 표현하는 그래픽 모티프를 개발해 소비자와 접점을 이루는 모든 매체에 통일감을 주었다. 각 매체의 특성과 역할에 맞게 운영하도록 디자인해 전체 매체가 연결되면서도 각각의 매체는 신선하게 느껴지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직접 디자인한 월드타워점 면세점을 바라보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나?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공간이다. 한국을 알리는 역할도 겸하도록 한국의 멋, 사계 등 한국적인 콘텐츠를 스토리화했다. 대한민국 한류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LED 화면에 등장하는 스타 브리지를 통해 한류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고객들이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유력 디자인 어워드 3개 부문을 수상한 소감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디자인과 관련해 미국 유력 디자인 어워드 3개 부문을 수상하게 돼 너무나 기쁘다.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상을 적잖게 받아왔지만 공간 디자인 부문에서 해외 글로벌 어워드를 수상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클라이언트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혁신적인 공간을 구현할 수 있었기에 이번 수상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공간 디자인 부문에서 수상한 ‘2015 굿 디자인 어워드’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 제품 디자인 부문에서 수상한 애플 워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통해 미국 유력 디자인 어워드 3개 부문을 수상한 비
결은?
세계적인 규모를 갖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디자인을 의뢰받을 당시 광고주의 요청 사항은 “글로벌 브랜드 위상에 맞는 새로운 공간을 기획해주세요”였다. 몰(Mall)이라는 공간은 쇼핑을 떠나서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공간이다. 그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공간은 모조리 검토하고 직접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직접 찾아가 조사했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이 유럽과 미국, 뉴욕 등 명품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의 미디어 디스플레이였다. 매장 공간 전체에 연결한 미디어 디스플레이의 콘텐츠 역시 흥미로웠다. 기존의 일반적인 프로젝트보다 10배가 넘는 초기 비용이 예상되는 이번 프로젝트를 흔쾌히 승낙한 광고주 덕분에 국내 최초로 고객들에게 LED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현한 공간을 보여줄 수 있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LED를 설치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다.
기둥에 있는 LED와 에스컬레이터 위에 매달린 실린더 형태의 LED를 국내에서 시공할 수 있는 업체가 없었다. 미국 업체를 섭외해서 시공했는데, 한국으로 파견 나온 세계 최고의 LED 업체 엔지니어와 설계사들이 수만 개의 LED를 하나하나 각을 재고 설계해서 영상으로 연결되게 하는 작업과 감리를 몇 달간이나 진행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쇼핑 환경이 디자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보다 젊고 캐주얼한 느낌으로 디자인했다. 외국인 단체 관람객이 많이 찾는 만큼 기둥을 패널화 해서 만든다거나 에스컬레이터 위의 천장을 활용해 실린더와 브리지를 만드는 등 동선을 방해하거나 쇼핑을 방해하는 요소를 배제했다. 예를 들어 ‘쇼핑의 새로운 바람’이라는 의미로 스카프를 그래픽 모티프로 선정했다. 명품 브랜드를 아우르는 면세점을 나타내는 모티프로 스카프를 연출하는 무드톤을 통해 롯데면세점 로고가 보이는 영상을 이어나갔다. 위층에서 비가 내리면 아래층에서는 땅을 적시는 빗방울을 표현하거나 바로 옆 칸의 LED 사이로 한류 스타가 왔다 갔다 이동하는 등, 각각의 LED를 유기적으로 관통하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힘썼다. 대형 LED 패널인 미디어 월(Media wall), 기둥을 감싸는 원통형 LED인 콜롬(Column), 천장에 설치해 매달린 형태의 LED 실린더(Cylinder) 등 조형물에 상영되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다양한 영상물 등의 요소로 참신한 쇼핑 공간이 탄생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앞으로 대홍기획에서 펼치고 싶은 디자인은?
새로운 디자인을 하기 전에 사전 조사를 정말 많이 한다. 그 프로젝트를 위한 조사와 분석을 철저하게 해서 새로운 뭔가를 만들기 위한 차별화 포인트를 찾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항상 새로운 체험이 되는 디자인,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디자인에 겁내지 않고 도전해왔다. 새로운 일을 할 때면 리스크가 많아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지만 매번 새롭게 배우면서 성장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낀다. 어느 한 분야에만 치중하지 않고 통섭과 융합을 이룰 수 있는 안목을 지닌 디자이너, 일관된 흐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