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에 빙의한 연출, 개성 있고 자연스러워
the AD 기사입력 2023.08.28 12:00 조회 931

APC PURPLE 규영 감독
취재·글 송한돈 | 사진·팡고TV 촬영 유희래


규영 감독이 연출을 맡은 Galaxy S22 Self Commercial 캠페인이 세세한 인물 묘사와 일상 속 자연스러운 상황 연출로 2022년 대한민국광고대상 Craft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규영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호탕한 웃음 속 세심함과 냉철함을 동시에 가진 규영 감독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자.





Q. 안녕하세요, 감독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삼성 Galaxy S22 Self Commercial ‘임예솔·박지은’편, 최근에는 LG 유플러스 갤럭시 라이프 광고를 연출한, 아직도 많이 배고픈 10년 차 감독 규영입니다.

Q. 감독님 작년에 Galaxy S22 Self Commercial 캠페인으로 2022년 대한민국광고대상 Craft 부문 은상을 수상하셨더라고요. 광고,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광고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어서 광고 관련 학과를 진학하고 싶었는데 서울예대 광고창작과가 있더라고요. 알아보니 많은 선배들이 필드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서 진학하게 됐습니다.

Q.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었는데, 어떻게 감독을 하게 되셨나요? 
대학생 때 프로덕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습니다. 그때 처음 알게 된 거죠. 아! 이런 직업도 있구나. 프로덕션 촬영 팀에서 1년 정도 일하다 보니, 아이디어를 짜고 콘티를 만드는 연출팀에 관심이 생겼고 ‘다른 사람이 만들 걸 잘 찍어주는 것보다 내가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에 연출팀으로 옮겨 조감독까지 하게 됐습니다.

Q. 스텝부터 조감독을 거쳐 감독이 되신 건가요?
맞습니다. 당시는 프로덕션은 도제 시스템으로 진행됐어요. 아래부터 차근차근 스텝을 밟은거죠. 요즘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감독으로 입봉하게 되는데, 그 당시에는 감독이 되려면 업계 종사자들의 인정과 경력으로 입봉 여부가 결정됩니다. 프로덕션에 모든 스텝을 밟은 상태여서 자연스레 감독이 됐습니다.

Q. 다양한 루트로 입봉한 감독님들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나요? 
촬영장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지 않을까요? 조감독 출신이라서 프로세스나 촬영장에 대한 이해가 A부터 Z까지 모두 알고 있어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임기응변에 능하다고 생각해요.




Q.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 시, 준비한 콘티를 제대로 소화 못하는 경우는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촬영을 아무리 잘 준비해도 변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 변수가 생길 때는 포기해야 하는 부분은 과감히 포기합니다. 좋은 컷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광고는 많은 이해관계자가 함께 만들기 때문에 전체 구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포기할 부분을 빠르게 결정합니다.

Q. 실제 그런 경우가 있었나요?
야외촬영의 경우 가장 큰 변수는 날씨입니다. 한 번은 합의된 콘티와 계획된 일정을 맑은 날씨에 촬영해야 했었는데, 그날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왔습니다. 일단 대기하다 일정이 지연될 것 같아서 콘티의 흐름은 유지하되 우산을 사용하여 콘티를 빠르게 변경했습니다. 빗속에서 우산을 사용해 춤추는 씬으로 바꿨거든요. 그런 변수가 생기면 빠르게 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게 감독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원래 빠르게 결정을 잘하시나요?
처음에는 이 정도까지 빠르게 결정하진 않았어요. 이 일을 하면서 부터 빨리 결정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오래 고민하는 것도 없어졌죠. 이렇게 결정할 때마다 최고의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야외촬영 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간에 따른 자연광, 촬영 환경 등 스튜디오에 비해 변수가 많은 편이어서 변수에 대한 임기응변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어진 일정 안에 촬영을 마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외 촬영할 때는 기존 스튜디오 촬영보다 타이트하게 움직입니다.

Q. 촬영장에 타이트하게 움직이거나 빠르고 정확한 결정을 하려면 항상 긴장해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감독이라는 자리에 있지만 사실 광고는 모두 다 같이 만들어가는 일이라 생각해요. 의상, 소품, 로케이션 등 촬영에 필요한 요소를 챙기는 스텝들이 있어야만 가능하거든요. 하나하나 중요한 일들을 하는 스텝들을 아우르며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신경이 매우 곤두서있긴 합니다. 조감독부터 스텝들까지 저의 결정이 필요해 기다리고 있거든요. 촬영의 모든 부분을 생각하고 있어야 하면서, 일정이 미뤄지지 않게 신속한 결정도 하니 신경이 곤두서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좀 외롭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힘들어도 재미있어서 10년째 하는 것 같아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