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영화를 찍었다고? 현대자동차 ‘밤낚시’ 프로젝트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24.09.10 12:29 조회 351
 
글 김세진 매니저|이노션


2024년 6월, 13분이라는 영화관에서 돈을 내고 보기엔 너무 짧아 보이는 영화가 CGV에서 단독 개봉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이 도전적인 영화, <밤낚시>는 현대자동차와 이노션이 공동 기획/제공하고 문병곤 감독이 연출, 손석구 배우가 주연한 영화입니다.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인 현대자동차와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이 왜 영화를 만들게 됐고, 이 짧은 영화를 왜 극장에서 상영하며 관객을 찾았는지,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던 <밤낚시>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밤낚시>를 준비하자

프로젝트를 기획하던 2023년 초 당시,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5, 6 등 EV 라인업을 공개하며 전동화 시장에서 혁신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싶다는 니즈를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향후 EV의 주 구매층이 될 MZ세대 공략을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찾아보며 오가닉 바이럴을 생성할 만한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가진 브랜디드 콘텐츠가 필요함을 현대자동차와 이노션 모두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논의 끝에 이번에는 차량의 스펙이 충분히 드러나도록 내외관을 멋있게 찍어 USP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호기심을 자아내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렇게 <밤낚시> 캠페인은 아이오닉 5에는 더 많은 내장 카메라가 탑재됐고 다양한 앵글을 운전자에게 제공하며 운전 편의를 제공한다는 제품의 특성에 영감을 받아 아이오닉 5의 카메라로 찍은 소비자 친화적인 콘텐츠인 영화로 녹여내자는 방향성으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아티스트와 브랜드 간의 경계 없는 협업
콘텐츠의 형태를 ‘영화’로 정한 만큼, 영화라는 장르에 적합한, 재능있는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이 필요했습니다. 자동차의 시선에서 내러티브를 꾸려 낼 감독, 내러티브를 실감 나는 형태로 발전시킬 배우, 그리고 차량의 고정된 카메라 앵글이라는 한계를 극복해 줄 촬영감독이 필요했습니다. 자동차 카메라로 영화를 찍는다는 시도는 영화인들에게도 매력적인 컨셉이자 창작욕을 자극하는 도전의 대상이었고 국내 유일한 깐느 황금종려상 수상자인 문병곤 감독,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작품으로 그 역량을 인정받은 조형래 촬영감독과 대체할 수 없는 손석구 배우가 <밤낚시> 캠페인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현대자동차와 이노션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구성하고, 촬영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가장 신경 썼던 것은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을 망각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통상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이 아닌 영화로서 <밤낚시> 캠페인에 임했고,이미 맥락에 맞지 않는 PPL은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바, 감독과 배우의 Creative를 제한하는 그 어떠한 것도 하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엄격했습니다.현장에서 문병곤 감독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는 이어지는 밤샘 촬영에도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했고, 손석구 배우는 온몸에 멍이 들때까지 몸을 던졌습니다. 아이오닉 5 역시 과하게 노출되는 컷 하나 없이 또 다른 주연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영화 속에 녹아들었습니다. 그렇게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의 기묘한 밤낚시를 담은, 아티스트와 브랜드 간 경계 없는 협업이 낳은 결과물,영화 <밤낚시>가 완성됐습니다.

 
극장으로 가자
<밤낚시> 촬영 종료 후 제작팀과 문병곤 감독, 손석구 배우는 더 완성도 있는 영화를 대중에게 선보이기 위해 편집과 사운드를 일일이 살피며 영화의 퀄리티를 확보하는 것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이와 동시에 현대자동차, 이노션은 감독님, 배우님과 머리를 맞대고 완성도 높은 새로운 시도를 어떻게 대중에게 공개할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높은 조회 수를 보장하는 강력한 플랫폼인 현대자동차의 온드 채널에 공개하는 것도 고려했었지만, 캠페인의 시작이 영화였던 만큼, <밤낚시>를 소비자들에게 가장 ‘영화’답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어디인지에 대한 고민 끝에 극장 상영이라는 또 하나의 도전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예전같지 않은 극장의 인기, 그리고 시성비 트렌드 놀랍게도 국내에서 <밤낚시> 길이의 단편영화를 특별 상영회 등 
이벤트 성이 아닌 일반 상업 영화와 같은 형태로 개봉한 적은 없다고 합니다. 단편영화가 전위적이고 어렵다는 편견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생각보다 높을뿐더러, 극장으로서도 긴 길이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틀어 티켓 판매량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었지요. 극장과의 논의에 앞서 이노션이 첫 번째 공략 포인트로 주목한 것은 극장들의 이러한 정석적인 접근이 더 이상 예와 같은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집콕 문화가 자리 잡았고, OTT로 영화를 접하는 것이 더 이상 생소함이 아니게 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예전만큼 극장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극장은 관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영화뿐만 아니라 콘서트와 e-스포츠 경기 실황을 중계하는 등 도전을 이어가고 있고, 저희는 지금이 <밤낚시>로 통상적인영화 관람이 아닌, 극장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 판단했습니다.

두 번째 공략 포인트는 시성비 트렌드의 대두였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이 퇴근 후 2시간을 할애해, 20,000원에 육박하는 티켓값을 내고 극장에서 본 영화가 재미없어 버릴 때의 상실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소파에서 OTT로 편하게 몇만 편의 영화를 취향에 맞게 볼 수 있고, 심지어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숏폼 콘텐츠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이 약 47시간으로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인 9시간보다 5배 이상 높아지며, 고자극, 고효율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일상인 세상이 됐습니다. 2시간 길이의 영화를 다 보기 귀찮거나 시간이 없다면 유튜브에는 그 영화를 요약한 리뷰 콘텐츠가 넘쳐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극장을 찾을 이유가 없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적, 경제적 진입 장벽이 높은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은 절대 시성비가 없다고 생각하는 관객들에게 13분 길이의 <밤낚시>는 극장에서 접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성비 콘텐츠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스낵무비’의 탄생
그렇게 <밤낚시>를 패키징할 컨셉으로 ‘스낵무비’를 개발했습니다. 장편 영화 못지않게 관객의 흥미를 끄는 내러티브, 그리고 시성비까지 충분한 이 대담하면서 새로운 시도의 영화를 기존 장르로 표현할 수 없었기에 스낵처럼 짧은 시간,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볍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메시지를 담아 ‘스낵무비’라는 새로운 장르를 제시했습니다.

<밤낚시>의 티겟 값은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설정됐습니다. 1,000원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요즘, 1,000원에 보는 영화는 새로운 경험을 주저하지 않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요소였습니다.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선택이 아닌, 1+1같은 스낵무비의 경험을 더 많은 대중들이 할 수 있도록 10분, 1,000원을 강조한 옥외광고는 극장 현장 예매를 유도하고, 주목도가 높은 옥외 스팟(강남역 미디어 폴, 여의도 IFC 몰 광고 상품) 상에 대대적으로 광고를 집행해 <밤낚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습니다.

씨네21, 출발! 비디오 여행 등 영화 관련 미디어와의 협업, 하입비스트, 아이즈매거진 등 문화 플랫폼상에서의 노출, 고몽 등 영화 유튜버들의 전문적 리뷰를 통해 스낵 무비 <밤낚시>의 기획 의도, 의미를 대중들의 눈높이로 소통했습니다.<밤낚시>를 기획, 제작한 모두에게 매 과정이 새로운 시도였지만, 스낵무비 <밤낚시>는 같은 시기 개봉된 개봉작들에게 경쟁이 아닌 공생의 대상이 되며 개봉 첫 주 평균 좌석 판매율 60%를 달성 하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콘텐츠를 선별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해답은 콘텐츠 자체와 이를 전하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 하겠다는 고민으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브랜드와 이를 놓치지 않고 치열하게 크리에이티브를 고민한 아티스트, 그리고 지치지 않고 브랜드, 아티스트와 소통하며 끊임없는 영감을 제공한 대행 사까지 이 세 주체의 협업이 있었기에 <밤낚시>를 대중에게 선보 일 수 있었습니다. 이 협업을 통한 시너지의 결과가 곧 <밤낚시>였으며, 금번 시도가 새로운 솔루션을 고민하는 모든 여러분께 작게나마 힌트가 되었기를 바라며 마칩니다.
adz ·  7/8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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