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케팅인사이트3팀 최문경 CⓔM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Sphere)’는 높이 111m, 너비 157m의 공 모양 건축물로 외벽에 120만 개의 LED가 덮여 있어 화려한 영상을 송출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내부 공연장 또한 LED로 덮여 있으며 16만 7천 개의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 예술과 기술이 융합된 혁신적인 공간 이미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새로운 경험의 가능성을 선사한다. 태평양을 건너 일본의 ‘팀랩 플래닛 도쿄(teamLab Planets TOKYO)’ 전시는 인터렉티브 아트와 AR 등 다양한 실감 기술을 활용해 현실과 디지털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 마치 꿈속을 걷는 듯한 환상적인 경험을 연출한다. 그리고 여기 서울의 ‘가나 초콜릿 하우스’는 달콤한 향과 독특한 이야기가 가득한 공간으로 단순히 초콜릿을 맛보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공 모양 건축물로 외벽에 120만 개의 LED가 설치된 스피어 / 출처 thesphere.com
인터렉티브 아트와 AR 등 실감 기술을 활용해 현실과 디지털의 경계를 허문 팀랩 플래닛 도쿄 전시 / 출처 teamlab.art
새로운 고객이 온다 : 피지털 네이티브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 공연장, 도쿄 팀랩의 전시, 그리고 서울의 가나 초콜릿 하우스 — 이와 같이 세계 곳곳에서 요즘 ‘몰입(Immersive)’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마케팅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몰입경험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순간을 선사하고 브랜드와의 깊은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순히 초콜릿을 맛보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기회가 된 가나 초콜릿 하우스
그렇다면 과거에도 체험, 경험 마케팅은 회자됐지만 오늘날 몰입경험 마케팅에 더 주목하고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이 바뀌기 때문이다.
필립 코틀러는 지금 바뀌고 있는 고객 집단을 피지털 네이티브(Phygital Native)라고 부른다. 이들은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성장한 세대다. 기성세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별개로 인식하지만 피지털 네이티브는 이 두 세계를 하나로 본다. 기성세대에게 인터넷이 단순한 도구라면 이들에게 인터넷은 일상 그 자체다. 따라서 브랜드가 이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물리적 경험과 디지털 경험을 통합적으로 제공해 이들의 모든 감각, 즉 오감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경험이 끊김 없이 하나로 이어질 때 몰입감은 더욱 높아진다. 그렇다면 이런 몰입경험은 어떻게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까?
몰입경험 마케팅을 위한 플래닝 모델 개발 : 3F Flow Model
우리는 수많은 국내외 몰입경험 마케팅 사례를 바탕으로 CBR* 기반의 독자적인 ‘3F Flow Model’을 개발했다. ‘3F Flow Model’은 ‘Figure out, Fun design, Focus’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소비자 몰입경험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방법론이다.
먼저 ‘Figure out’은 목표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의 니즈와 욕구를 파악하는 단계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춘 경험을 설계할 수 있다. ‘Fun design’은 소비자가 경험 자체에 몰입해 즐길 수 있도록 테마와 콘텐츠를 배치하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브랜드와의 경험에 몰입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마지막으로 ‘Focus’는 실제 구현을 위해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과 각 접점에서 몰입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디테일과 기술을 검토하는 단계다.
* CBR(Case-Based Reasoning): 사례 기반 추론, 과거의 유사 케이스를 분석해 새로운 케이스를 위한 솔루션을 모델링하는 기법
이러한 3F Flow Model은 몰입경험의 플래닝 단계에서 매우 유용하다. 이 모델을 통해 각 팀원들은 경험의 설계 과정에서 ‘어떤 요소를 더 강화해야 할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각자의 역할에 맞게 몰입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다.
광고 회사인 우리가 단순히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에 의존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소비자는 광고를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참여하고, 느끼고,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한다. 몰입경험 마케팅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는 강렬한 광고 미디어의 힘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 브랜드의 생존은 몰입경험 마케팅에 달려있다. 우리는 소비자가 브랜드와 깊이 연결되도록 만드는 이 강력한 경험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몰입경험 마케팅 접근 방식이나 새로운 마케팅 돌파구를 찾고 있는 마케터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몰입경험 마케팅 디자인] 리포트 원본은 mk.choi@daehong.co.kr로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