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우리나라의 광고비 집계 자료를 보면 5대 매체(TV, Radio, 신문, 잡지, 케이블TV)는 KADDNMR의 자료, 인터넷 매체의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광고는 Research Ad의 자료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자료를 보면 실제 광고비 대비 과다 집계되고, 검색광고는 제대로 집계 되지 않는 등 자료의 한계로 인해 이들 기관의 광고비 자료는 실무에서 필요한 광고주별, 업종별 상대적인 볼륨 차이를 비교하거나, 집행 내역을 모니터링하는 경우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광고시장의 총 광고비 등 절대적인 광고비 수치가 필요할 경우에는 주로 제일기획에서 발행하는 제일기획 광고연감 자료가 인용된다.
제일기획 광고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1년 총 광고비는 9조 5,606억 원에 이르고 있다. 제일기획에서 발표하는 광고비의 집계 절차는 익년 초에 각 매체사에 전년도 신탁액 또는 매출액을 확인하고, KADDNMR의 업종별 광고비와 크로스 체크하여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일기획이 발표한 2011년 총 광고비 9조 5,606억 원이라는 금액이 얼마나 실제에 근접한 수치인지 검증하기도 어렵다. 상위권 매체사가 광고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많은 군소 매체사까지 아우르기란 한계가 있으며, 또한 각 매체사가 제공한 광고비가 정확한 데이터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광고관련 학자들은 제대로 검증할 수 없는 방식으로 광고비가 산출되는 것이 광고가 단일산업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정부나 학계, 광고업계 등에서는 광고비 집계에 관한 문제점을 공감해왔으며,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선진 광고시장의 광고비 자료를 보면, 간접매체 외 광고주가 직접 운영하는 매체, 즉 웹사이트 제작, 블로그 운영, DM, 전시 등 우리나라 광고비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프로모션 비용이 총 광고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2007년)의 경우 DM의 비율이 무려 총 광고비의 2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2009년)의 경우 웹사이트, 블로그, 이메일에 투여되는 비용은 총 인터넷 광고비의21.6%를 차지한다.1) 한국시장 또한 일본이나 미국과 다를 바 없이 광고주의 직접 운영 매체가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제일기획이 업계의 선도 업체로서 오랫동안 광고비를 집계하고, 이를 발표해 온 노력과 기여는 충분히 인정해야 하며, 그에 대하여는 다 같이 박수를 쳐 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앞으로도 정부나 기관, 광고협회나 관련 단체에서 제대로 된 통계자료를 내놓기까지는 제일기획 자료에 의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거의 10조 원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광고비가 한 광고회사에서 집계되어 발표되고, 이를 토대로 광고시장을 예측 한다는 것은 아쉬움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광고업계의 숙원인 실제와 가까운 광고비 산출은 불가능한 것인가? 연간 1회 발간되는 제일기획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정확하고 즉각적인 광고비 자료를 얻을 수는 없는 것인가? 누가 주체가 되어 어떻게 광고비를 집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업을 당당히 산업업종의 반열로 올릴 것인가? 5대 매체에서 BTL, 특히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뉴미디어로 발전해 가는 지금,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광고비 집계에서 조차 공신력을 확보할 수 없는 현 상황을 타파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현재 광고업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광고비 집계 자료는 AGB Nielsen Media Research사의 KADDNMR(이하 KADD)과 최근에 조사를 시작한 TNmS사의 Korea Adex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5대 매체 광고비를 매우 오랫동안 집계해온 KADD는 유료로 자료를 판매함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5대 매체 광고비 자료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5대 매체의 광고비를 집계하지만, 그 데이터가 실제 수준과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 실례로 2011년 KADD의 5대 매체 총 광고비는 11조 8,022억 원으로 제일기획이 발표한 광고비 5조 7,448억 원보다 6조 574억 원이나 많다. 무려 100% 이상 더 집계되는 것이다. KADD 자료는 업종별, 광고주별, 매체사별로 매일매일 방대한 자료가 집계되지만 결과치를 가지고는 대략적인 업종의 변화추세도 읽기 어려운 현실이다. [표 1]

또한 케이블TV의 경우 기존 전파매체와는 달리 프로그램 단위로 판매하지 않고, 패키지 판매와 무료보너스를 얹어주는 판매 방식으로 고착화되어 있다. 따라서 KADD에서 집계되는 비용은 실제 광고비대비 무료보너스 금액까지 포함되어 수배에서 수십 배로 부풀려지는 것이다. 2011년 KADD의 케이블TV 집계금액은 5조 6,514억 원인데, 이는 제일기획의 자료 1조 1,421억 원보다 4조5,093억 원이 많다. 무려 400%가 차이 나는 자료에 각 광고회사나 언론사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신문광고 또한 현실 수준대비 큰 차이를 보인다. 신문 광고단가는 업종별, 내용별, 면별, 일자지정 여부 등으로 차등되어 과금 되는데, KADD는 일괄적으로 동일한 단가를 적용하기 때문에 신문 광고비 또한 현실대비 수배로 부풀려지게 된다. 부동산 광고를 예를 들면, 광고 단가(1단x1cm 기준)가 아파트 광고는 120,000원이라면, 상가 광고는 70,000원, 기타부동산은 30,000원 정도로 책정되는데, KADD는 일괄적으로 120,000원으로 집계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광고, 상가 광고, 기타부동산 광고를 부동산1, 부동산2, 부동산3으로 구분하여 광고비를 집계한다면 보다 현실적으로 집계할 수 있으며, 이런 식으로 일반 제품 광고 등의 광고비 집계도 보다 현실화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간 개선되지 않고 광고비가 왜곡 집계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5대 매체 광고비를 집계하여 판매하는 KADD의 광고비 자료는 현실과 동떨어져 자료로서 가치가 반감되고 있다, 따라서 매년 제일기획에서 집계하여 발표하는 연간 종합 자료로만 광고비를 가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KADD가 유료로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실제에 근접하고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정확한 광고비 집계를 위해 정부 산하의 공신력 있는 기관이 주체가 되거나, 혹은 정부 지원하에 있는 광고단체가 주도가 되어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5대 매체의 경우, 즉각적인 방법은 KADD에서 정확한 광고비 집계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기존 방식에서 보다 현실화된 집계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다. 매체사에서 정한 실제 단가를 그대로 적용한 광고비를 제공하지 않고, 매체별 판매 상황에 따라 달라진 광고비를 적용한다면 데이터를 유료로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는 많은 광고관련 회사와 단체에서 정확한 데이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또한 새로운 방법을 찾거나 제대로 광고비를 집계할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 때문에 광고회사에 따라서는 KADD 자료에 매체 현실을 감안하여 보정한 데이터를 쓰는 경우가 많다. 대홍기획의 경우 디맵스(D’MAPS) 매체 시스템을 통하여 케이블TV 광고비는 채널별 보너스율을, 신문 광고비는 매체별, 업종별, 내용별, 면별 등 실 집행단가를 고려하여 현실적인 수준으로 데이터를 보정하여 활용하고 있다. 2011년 대홍기획에서 집계한 케이블TV 광고비는 1조 4,600억 원으로 실제 익년에 집계된 제일기획 자료에 대체로 근접한다. 대홍기획 및 일부 광고회사가 이미 보정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KADD에서 광고비 현실화를 실행에 옮기기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KADD는 보다 현실에 근접한 광고비 집계를 위하여 매체사, 광고회사 및 광고학계와의 공조를 모색하고, 정부나 광고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토대로 광고산업 전체가 발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KADD가 5대 매체 광고비를 집계하여 데이터화한다 해도 인터넷, 옥외 광고비 및 프로모션 비용 등은 현실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Research AD에서 집계하는 인터넷 디스플레이나 모바일 광고비는 KADD의 케이블TV 자료와 마찬가지로 무료 보너스 금액이 포함되어 실제 광고비대비 30% 이상 부풀려져 제공된다. 또한 인터넷 광고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검색광고 비용은 집계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네이버, 다음, SK컴즈 등 국내 업체의 경우에는 한국온라인광고협회의 도움을 받아 보다 정확한 광고비를 집계할 수 있겠지만, 영업기밀을 내세우는 구글코리아, 야후코리아 등 외국계 업체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분야까지 광고비에 포함해야 하는지, 광고비 집계의 범위 또한 연구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제일기획에서 집계하는 방법과 같이 5대 매체 및 인터넷, 뉴미디어(IPTV, DMB, 스카이라이프, SO), 모바일, 옥외매체, 4대 매체 및 인터넷 광고제작만을 집계할 것인가(2011년 제일기획 발표 매체별 총 광고비 도표 참조), 아니면 미국 혹은 일본과 같이 프로모션, DM, 전시, 웹사이트 제작, 블로그 운영 비용 등을 포함할 것인가에 따라 또한, 요즘 시장규모를 키우고 있는 SNS 광고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광고시장 규모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스마트 시대를 맞아 광고산업 규모를 2015년 국내총생산(GDP)대비 1% 수준인 약 14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14조 원에는 어떤 광고비들이 포함된 것인지, 정부는 어떻게 광고비 자료를 인용하고 있는지, 이에 대한 학계나 업계의 의견은 어떠한지에 따라 광고산업의 미래는 다른 모습을 띨 것이다. [표 2]
광고산업의 발전은 분야별로 정확하고 세부적인 통계가 나오고, 그 통계를 바탕으로 광고정책을 펴고 투자가 지속적,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때 가속화 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 대한민국 광고비는 얼마일까? 무엇을 근거로 어디까지 광고비로 집계할 것인가? 2012년, 혹은 그 이후에도 우리는 제일기획의 연간 자료에 의지해서 광고시장을 추정해야 할 것인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확한 광고비 집계를 위하여 가일층 노력을 해야 한다. 광고학계에서는 그동안의 연구와 외국의 예를 벤치마킹하여 광고비를 제대로 정의하고, 미국이나 일본처럼 제대로 된 광고비 집계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부가 나서서 연구비를 지원하고 논의의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매체사는 광고비 집계에 능동적으로 협조하고, 광고업계, 광고 단체 등도 적극적으로 데이터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광고인 모두가 힘을 합칠 때 광고산업 발전을 위한 초석이 제대로 놓아질 수 있을 것이다.
